확진 미군가족 PX방문… 장병 등 노출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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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기지 2곳, 신천지교회와 인접
순환배치 등 안보태세 영향 우려도

주한미군기지의 미군 가족이 2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코로나19가 국내 감염에 이어 미군기지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군(軍) 확진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주한미군 방역망까지 뚫리면서 외교 문제는 물론이고 안보 태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코로나19 확진자로 밝혀진 미군 가족 A 씨(61·여)는 대구 거주자로 12일과 15일 대구 남구에 위치한 캠프 워커를 방문했다. 캠프 워커는 부지 면적이 78만여 m²로 대구에서 가장 큰 미군기지다. A 씨가 캠프 워커 내 군부대 매점(PX)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미군 장병들이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셈이다. 게다가 대구 내 캠프 워커, 캠프 헨리 등 미군기지 2곳 모두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속출한 신천지교회와 인접해 있다.

당초 주한미군은 18일 대구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뒤 사실상 대구 주한미군기지에 대한 ‘임시 격리’ 조치를 취해왔다. 대구기지 내 학교나 아동보육시설 등도 20일부터 잠정 폐쇄한 상태다. 주한미군은 A 씨의 확진 판정이 나오기 전날인 23일 오후까지도 홈페이지를 통해 “확진 사례는 없다. 주한미군 지도부는 강력한 예방 조치를 시행 중”이라고 설명하며 방역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하루 만에 확진자가 나타나 주한미군 방역망이 뚫리면서 주한미군은 이날 국내에 주둔하는 병력과 시설에 대한 코로나19 위험 단계를 ‘높음(high)’으로 격상했다.

주한미군기지 내 코로나19 확산이 현실화될 경우 안보 태세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다음 달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이 연기되거나 축소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 본토에서 9개월마다 이뤄지는 주한미군 순환배치부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 입국 금지 및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국가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일부 장병에 대한 철수나 한국인 입국 금지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에 외교 당국자는 “미군 주둔에 영향이 갈 거란 관측은 너무 많이 앞서 나간 것”이라며 “미국으로부터 이와 관련된 부정적 메시지를 받은 것은 현재로선 전혀 없다”고 말했다.

신규진 newjin@donga.com·한기재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주한미군#확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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