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7번 환자 거주지 시흥 패닉… 어린이집 등 운영 중단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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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확산]
거주 아파트 주민들 “방역 확대” 요구
슈퍼마켓-공동화장실 등도 방역조치

“방역 다시 해요! 같은 아파트 사는 다른 주민들은 죽으라는 겁니까?”

9일 오후 1시 30분 경기 시흥시 매화동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찾은 한 60대 남성 입주민이 고함을 질렀다. 곧이어 마스크를 쓴 입주민 다섯 명이 사무소 유리문을 열고 뛰어들었다. 입주민들은 하나같이 “이 아파트 사는 할머니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게 맞느냐”고 물었다. 아파트 159가구와 관리사무소를 연결하는 전화기도 끊임없이 울렸다.

이 아파트는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25∼27번째 확진자로 판정된 A 씨(73·여) 일가족 3명이 사는 곳이다. 보건당국은 이날 오전 A 씨 집이 있는 층과 엘리베이터, 계단을 방역했다. 그런데 주민들이 “아파트 동 전체를 충분히 방역해 달라”며 항의하고 나섰다.

보건당국은 A 씨가 올 1월 31일 중국 광둥성에서 귀국한 아들 부부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옮았다고 보고 있다. 광둥성은 중국에서 후베이성 다음으로 확진자가 많이 나온 지역이다. 아직 가족 세 명의 구체적인 동선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에선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

이날 시흥 시내 곳곳에선 방역 작업이 이뤄졌다. A 씨 가족이 바이러스 잠복기에 방문한 시흥시 은행동 대형 슈퍼마켓은 이날 오후 방호복을 입은 보건당국 관계자들이 건물 안을 소독했다. A 씨가 확진 판정을 받기 전 두 차례 방문한 시흥시 한 종합병원 선별진료소도 당국의 방역 대상에 포함됐다. 시흥시는 A 씨 집 인근 공중 화장실과 버스정류장, 동 주민센터 등도 소독했다.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A 씨 일가족이 사는 아파트 반경 1.5km 안 약국과 편의점에선 ‘마스크 대란’이 벌어졌다. 매화동 한 편의점 사장인 B 씨는 “오전부터 찾아온 주민 여러 명이 마스크가 없어 허탕을 치고 돌아갔다”고 했다. 매화동 한 아파트 주민 C 씨는 “주변 편의점과 약국은 마스크가 다 품절이라 다른 동네에 차를 몰고 가 겨우 사왔다”고 했다.

A 씨 일가족이 다녀간 것으로 확인되지 않은 시설들도 이날 잇따라 휴업했다. 시흥시는 어린이집 465곳과 지역아동센터 50곳, 돌봄나눔센터 12곳 등 총 517곳의 시설에 이달 16일까지 운영을 중단하라고 했다. 시 관계자는 “이 일가족이 어린이집을 오갔는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지역사회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휴업하라고 권고했다”고 했다. A 씨 집에서 800m 떨어진 매화고도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내달 2일까지 휴교하겠다고 알렸다. 매화고는 10∼13일 학생들을 등교시켜 ‘종업식’을 할 계획이었다가 행사를 취소했다.

고도예 yea@donga.com / 시흥=이청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경기 시흥시#방역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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