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크루즈선 승객들 “감옥에 갇힌 것 같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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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확산]
추가 환자 나오자 2주 객실 대기
“옆 객실서 고통스러운 기침 소리”

영화에 나올 법한 악몽이 현실화됐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6일 요코하마 앞바다에 정박 중인 11만5875t급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탑승자 10명이 추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승무원과 승객 총 3711명이 탑승한 이 배에서는 전날에도 감염자 10명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일본의 확진 환자도 중국 밖에서 가장 많은 45명이 됐다.

홍콩 당국은 2일 지난달 25일 홍콩에서 이 배에서 하선한 80대 남성의 감염 사실을 공개했다. 후생성은 3일 요코하마항으로 귀항한 이 배에서 홍콩인 감염자와 접촉한 153명, 발열 및 기침 증상을 보인 120명 등 273명의 검체를 채취해 분석하고 있다. 이 중 결과가 나온 102명 중 20명의 감염이 확인된 셈이다. 나머지 171명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 환자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 배에는 한국 국적자 9명이 타고 있으며 감염자 20명 가운데 한국인은 없다. 주일 한국대사관 측은 일부 한국인과 연락을 취해 “건강하다”는 답을 들었다고 밝혔다. 다만 9명 전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당초 5일 무증상 승객을 하선시킬 계획이었던 일본 정부는 이날 감염자 10명이 확인되자 승객들을 19일까지 배 안에 머물도록 했다. 졸지에 바다 위 배에서 2주를 보내게 된 승객들은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다. 한 영국인 부부는 채널4 방송에 “마치 감옥에 갇힌 것 같다”고 심경을 전했다. “옆 객실에서 외국인의 고통스러운 기침 소리가 들린다”는 트윗도 올라왔다.

특히 1337개 중 가장 저렴한 저층부의 내측 선실은 창문조차 없다. 30대 탑승객은 “순번을 정해 산보를 할 것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창문이 없는 객실을 위한 것 같다”는 트윗을 올렸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일본#대형 크루즈선#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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