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환자 4명, 우한패션센터 같은 층서 일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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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한의 동대문 같은 ‘더플레이스’… 한국인 발병의 진원지 의혹
7, 8번 환자 등 4층서 매장 운영… 15번은 귀국 기내 감염 가능성도

지난해 9월 문을 연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우한국제패션센터 전경. 이 센터 B관에 한국 브랜드 의류를 파는 상점들이 모여 있는 ‘더플레이스’가 있다. KOTRA 제공
지난해 9월 문을 연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우한국제패션센터 전경. 이 센터 B관에 한국 브랜드 의류를 파는 상점들이 모여 있는 ‘더플레이스’가 있다. KOTRA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15명 중 4명은 중국 우한국제패션센터의 ‘더플레이스’ 같은 층에서 일했다. 한국 브랜드 상점들이 몰려 있는 이곳이 신종 코로나의 국내 감염 통로가 된 것이다. 2일 새로 추가된 확진환자(15번 환자)가 4번 환자와 같은 비행기를 탄 것으로 나타나는 등 ‘기내 감염’ 가능성도 제기된다.

2일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7번 환자(28)와 8번 환자(62·여)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우한국제패션센터의 더플레이스 4층에서 각각 매장을 운영했으며, 한국행 비행기도 동승했다. 3번 환자(54)와 15번 환자(43)도 같은 층에서 매장을 운영했다. 이날 정은경 질본 본부장은 “더플레이스를 방문하셨던 분들은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보건소로 알려 달라”고 말했다.

더플레이스는 ‘우한의 동대문’으로 불릴 정도로 한국 브랜드 의류를 많이 파는 곳. 더플레이스 내 매장 약 280개 중 50개를 한국인이 운영하고 있다. 4층에 있는 한국인 매장은 18개다. 동대문에서 오랫동안 일한 의류 도소매상이나 디자이너들이 더플레이스에 입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플레이스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매장 업주 50명 중 지금까지 25명이 입국했는데 이 중 12명은 정부 전세기를 이용했다”며 “그 전에 개별적으로 입국한 13명 가운데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중국 푸싱(復星)그룹이 지난해 9월 25일 문을 연 우한국제패션센터는 A∼D관의 4개 건물(총면적 약 57만 m²)로 구성돼 있다. 더플레이스는 5만6000m² 규모로 B관에 있다. 우한 전통시장 거리인 한정제(漢正街)에 있는데, 신종 코로나 발원지로 여겨지는 화난(華南) 수산물시장과도 차로 15분 거리다.

최덕기 후베이성 한인회장은 2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우한국제패션센터는 한국 동대문 시장 같은 중심가에 위치해 있어 유동인구가 많아 환자가 꽤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우한국제패션센터는 지난달 25일부터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한편 7번 환자와 8번 환자는 같은 비행기의 바로 옆 좌석에 나란히 앉았다. 이들은 우한에서 칭다오(靑島)를 거쳐 지난달 23일 오후 10시 20분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15번 환자(43)와 4번 환자(55)도 같은 비행기(KE-882편)를 타고 지난달 20일 오후 4시 25분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4번 환자가 지난달 27일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경기 수원시 장안구에 사는 15번 환자도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됐다. 15번 환자는 1일부터 호흡기 증상을 호소해 수원 장안구보건소에서 진료를 받았다. 다음 날 새벽 국군수도병원에 이송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은경 본부장은 “15번 환자와 4번 환자가 우한에서 감염된 것인지, 아니면 기내에서 감염된 것인지는 지금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위은지 wizi@donga.com·강동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확진 판정#우한 국제패션센터#더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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