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지상전 땐 주한미군 차출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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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라크戰 때 5000명 빼 가… “北상황 고려 현실성 낮아” 지적도

미국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확전 위기가 현실화되면서 주한미군 차출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이 2003년 이라크전 직후 주한 미2사단의 병력, 무기 등 일부 전력을 차출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 전략무기 공개를 선언하고 충격적 실제행동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대북 억제력을 흔들 만큼의 주한미군 차출 가능성은 아직 그리 높지 않다. 주한미군을 중동으로 차출했을 때 미국이 동북아와 중동이라는 두 개의 전장에 동시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잘못된 시그널을 북한에 줄 수도 있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현재까지 (미국과 이란 사태에 관련해 부대 배치에 대한) 특별한 변화는 없다. (향후 차출돼도) 대북 상황을 고려해 타 국가의 미군이 검토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의 대립이 대규모 지상전으로 비화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상군에 대한 수요가 늘면 주한미군도 차출 대상에서 마냥 예외일 수 없고, 이는 향후 주한미군의 실질적인 감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2004년 이라크로 파견된 주한 미2사단 예하 1개 여단은 한국이 아닌 미 본토로 복귀해 주한미군 5000명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졌다.

군 안팎에선 중동 전황이 악화돼 주한미군 차출 논의가 현실화된다면 아파치 공격헬기가 우선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라크전 당시 전차들을 상대로 위력을 발휘해 ‘탱크 킬러’로 불리는 아파치 헬기는 현재 주한미군에서 40여 대를 운용 중이다. 2개 대대 규모다. 우리 군도 2016년부터 아파치 헬기 2개 대대(36대)를 인수해 운용 중인 만큼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면서 파병 효과도 살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국제 정세#미국#이란#주한미군#차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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