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초리 드는 부모… 아이들, 우울감 2배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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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초중고생 자녀 2187쌍 설문… “슬프고 우울” 29% “죽고싶다” 15%

‘사랑의 매’는 아직도 효과적일까. 체벌이 자녀 훈육에 도움이 된다는 부모의 기대와 달리 체벌받은 아이들은 우울감을 더 많이 느끼고 부모에 대한 원망과 분노 등 역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아동복지전문기관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19∼25일 아동 학대 예방 주간을 맞아 학부모와 초중고교생 자녀 2187쌍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이 조사에서 부모에게 맞아본 아동의 15.3%는 ‘평소 죽고 싶은 생각을 한다’고 답했다. 이는 체벌 경험이 없는 아동(7.7%)의 거의 2배에 달했다. ‘슬프고 우울하다’는 응답도 체벌 경험이 있는 집단(28.7%)이 없는 경우(16.9%)의 약 2배였다.

부모의 체벌 방식과 이유를 납득하는 자녀는 37%에 불과했다. ‘부당한 체벌에 억울하고, 부모가 감정적으로 체벌했다’(37%), ‘체벌 순간만 벗어나고 싶다’(17.5%) 등 부정적 답변이 63%였다. 8.5%는 ‘더 엇나가거나 누군가에게 분풀이하겠다’고 답해 극단적인 적의를 드러냈다.

체벌은 아동 학대의 출발점이 되는 경우가 흔하다. 정익중 이화여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아동이 체벌에 둔감해지면 (부모는) 더 큰 폭력을 쓰게 되고 결국 아동 학대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체벌#자녀 훈육#아동 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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