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연 “한국당 수명 다했다”… 황교안 “총선향해 뚜벅뚜벅 갈것”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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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세대교체론 회오리]영남 3선 첫 불출마… 물갈이 태풍 오나

같은 날 전격 불출마 선언 17일 여야 전·현직 중진 의원 2명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문재인 정부 초대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의원(왼쪽 사진)이 “제도권 정치를 떠나겠다”며 잠정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현역 3선 국회의원이자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김세연 의원(오른쪽 사진)이 한국당 해체와 황교안 대표 및 나경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한 당 현역 의원 전체의 불출마를 촉구하면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동아일보DB·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같은 날 전격 불출마 선언 17일 여야 전·현직 중진 의원 2명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문재인 정부 초대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의원(왼쪽 사진)이 “제도권 정치를 떠나겠다”며 잠정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현역 3선 국회의원이자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김세연 의원(오른쪽 사진)이 한국당 해체와 황교안 대표 및 나경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한 당 현역 의원 전체의 불출마를 촉구하면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동아일보DB·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부산 3선인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보수진영 전체에 본격적인 물갈이 파장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소장 개혁파의 상징 중 한 명인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앞서 김성찬(재선), 유민봉 의원(초선)의 불출마 선언보다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 김세연 “한국당은 좀비이자 민폐”


17일 김 의원은 국회에서 총선 불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은 수명이 다했다”며 “모두가 책임져야 한다. 함께 물러나고 당을 공식적으로 완전하게 해체하자”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당의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다. 생명력을 잃은 좀비 같은 존재”라며 “비호감 정도가 역대급 1위”라고 비판했다. 또 그는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두 분이 앞장서고 우리도 다같이 물러나야만 한다”고 했다. 황 대표, 나 원내대표를 포함한 현역 의원의 전원 사퇴를 통한 당 해체를 주장한 것이다.

김 의원의 불출마 발표는 당 지도부도 모를 만큼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김 의원은 전날 지역구 당원협의회 하반기 연수 행사에 참석하는 등 평소와 같은 일정을 소화했다. 김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불출마 고민은 오래전부터 해왔고, 결심은 굉장히 최근에 했다”며 “당이 회생 능력을 상실했다. 길을 비켜 드리는 게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발자취를 남기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김 의원은 탈당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직은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정치권과 당을 향해 질책을 쏟아냈다. 그는 “정파 간 극단적 대립 구조 속에서 실망, 좌절, 혐오, 경멸로 이어지는 정치 혐오증에 시달려 왔다”고 했다. 또 “(당내에서) ‘물러나라’며 손가락질은 하는데 그 손가락이 자기를 향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추가 불출마 선언 가능성에 대해서는 “비슷한 인식을 갖고 우려를 나눠 온 분들이 일부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 불출마 도미노냐, 찻잔 속 태풍이냐


당 지도부는 김 의원의 주장에 “당을 위한 충의”라면서도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의 불출마 선언 촉구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듣고 당을 살리는 길로, (총선을) 이기는 길로 가겠다”며 “총선 승리를 위해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했다.

당내에선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바른정당으로 탈당했다가 복당한 3선의 김용태 의원은 “당을 위해 살신성인한 것”이라며 “당 지도부와 저까지 포함해 거취를 성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한 재선 의원은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 시기가 너무 일렀다”며 “불출마를 고민하는 선배들이 있는데, 나이가 젊은 김 의원이 선두를 끊으면서 ‘김세연과 아이들’이 되긴 싫어 용두사미로 끝날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당 해체는 현실성이 없다”며 “부산시장 또는 대권을 향한 전략적 후퇴를 한 것”이라고도 평가했다.

부산 금정구에서 5선 의원을 지낸 고 김진재 전 의원의 아들인 김 의원은 같은 지역에서 제18대부터 내리 3선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장인은 한승수 전 국무총리다. 그래서 초선부터 당 개혁 목소리를 냈음에도 ‘정치적 금수저’ 아니냐는 평가를 받는 것도 사실이다.

한편 김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친박(친박근혜)계로부터 공격받았을 때 “과감히 맞서지 못했다. 후회된다”고 한 것을 두고 김 의원의 한국당 해체 주장이 보수통합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이에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계 한 의원은 “김 의원이 바른정당 출신이기는 하지만 이제 와서 함께하긴 힘들 것”이라고 했다.

최고야 best@donga.com·조동주 기자

#자유한국당#김세연 의원#내년 총선 불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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