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보다 센 역도는 “기자도 와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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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평양 개막 亞주니어선수권… 축구보다 많은 70여명 방북 허용
北, 세계선수권 금2 등 종합 2위… 우월성 적극 홍보 의도 깔린듯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축구대표팀 대결을 하루 앞둔 14일 벤투 감독이 공식회견에 참석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축구대표팀 대결을 하루 앞둔 14일 벤투 감독이 공식회견에 참석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축구는 안 되지만 역도는 된다(?).

북한이 한국 취재진의 방북을 불허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과는 달리 20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국제역도대회에 한국 기자들의 입국을 승인했다.

17일 대한역도연맹에 따르면 20∼27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 내 청운가역도전용경기장에서 열리는 2019 아시아유스·주니어역도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선수 38명과 코치 및 임원 30여 명, 그리고 기자 2명 등 70여 명이 방북한다. 이들은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해 중국 베이징을 거쳐 같은 날 평양으로 들어간다. 한국은 월드컵 축구 예선 때는 선수(25명)와 코칭스태프, 임원 등 55명이 방북했다.

북한에서 국제역도연맹(IWF) 공인 대회가 열리는 건 이번이 두 번째다. 북한은 2013년 아시안컵 및 아시아 클럽 역도선수권대회를 개최했는데 당시 한국 선수단도 이 대회에 참가했다. 원정식이 금메달을 따내며 평양에 태극기가 걸리고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이번 대회는 내년 도쿄 올림픽 랭킹 포인트가 걸려 있는 훨씬 더 중요한 대회다.

축구 대표팀과 달리 역도 대표팀의 방북은 원활하게 이뤄졌다. 지난주 공식 초청장을 받았고, 선수단뿐만 아니라 기자들의 비자 발급도 무리 없이 진행됐다.

그 배경에는 여러 나라가 참가하는 국제대회로 한국만 뺄 수 없는 이유도 있지만 북한이 역도에서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북한 역도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지난달 태국 파타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북한은 금메달 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 등 총 9개의 메달로 중국에 이어 종합 2위를 차지했다. 북한의 역도 영웅 엄윤철은 남자 55kg급에서 세계기록(합계 294kg)까지 수립했다. 북한 역도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1개와 은메달 4개를 수확했다. 한국은 여자 53kg급의 윤진희가 딴 동메달이 유일한 메달이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역도를 통해 자신들의 우월성을 대내외에 적극적으로 홍보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 중에는 ‘포스트 장미란’으로 꼽히는 이선미(19·강원도청)와 박혜정(16·선부중) 등이 메달 후보로 꼽힌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역도#북한#국제역도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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