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지지 집회 “과잉수사 그만… 檢개혁 미흡땐 다시 모일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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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주말집회 ‘잠정 중단’… “檢, 표창장 같은 사소한 것 트집
의혹만 있고 밝혀진 건 없다” 주장… 일부 참가자 尹총장 집앞 침묵시위
건너편에선 ‘조국 퇴진’ 맞불 집회

또 갈라진 주말 12일 오후 대검찰청 앞 서울지하철 2호선 서초역 사거리 일대에서 열린 ‘제9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인파가 ‘조국 수호’와 ‘검찰 개혁’을 외치며 거리를 가득 메웠다(왼쪽 사진). 이날 인근에서 열린 ‘조국 구속’ 맞불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을 규탄하며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또 갈라진 주말 12일 오후 대검찰청 앞 서울지하철 2호선 서초역 사거리 일대에서 열린 ‘제9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인파가 ‘조국 수호’와 ‘검찰 개혁’을 외치며 거리를 가득 메웠다(왼쪽 사진). 이날 인근에서 열린 ‘조국 구속’ 맞불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을 규탄하며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검찰이 표창장(위조) 같은 사소한 걸 트집 잡잖아요.”

12일 오후 6시 서울지하철 2호선 서초역 사거리에서 열린 ‘제9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서 만난 주부 방모 씨(47)는 집회 참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광주에서 올라왔다는 방 씨는 이날 어머니와 초등학생 조카 4명을 데리고 집회 장소를 찾았다. 방 씨는 “표창장 같은 건 그 시절 다들 그렇게 했다”며 “의혹만 불거졌지 밝혀진 범죄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날 대검찰청이 있는 서초역 사거리 일대에선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판하고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아홉 번째 집회가 열렸다. 주최 측은 이번 집회를 마지막으로 당분간 집회를 열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 개혁이 미진하면 언제든 집회를 재개하겠다고 했다.

○ 참가자들 “검찰이 조 장관 과도하게 수사”


집회 현장에는 40, 50대가 주축을 이뤘지만 자녀와 함께 돗자리를 깔고 앉아 인증 사진을 찍는 젊은 부부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 주부 노모 씨(39)는 “조 장관 딸은 열심히 살아온 아이인데 지나치게 공격하는 것 같아 집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남편과 함께 집회를 찾은 한모 씨(45·여)는 “조 장관이 잘못한 부분은 수사와 재판을 받아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일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검찰 수사는 지나친 것 같다”고 했다. 다섯 살 아들을 데리고 집회에 나온 이모 씨(41)는 “누구도 먼지 떨기 식으로 탈탈 털면 깨끗할 사람이 없다”며 “검찰이 어린 학생의 일대기를 과도하게 수사하고 있는 것 같아 동정심이 들었다”고 했다. 금융업에 종사하는 김모 씨(43)는 “조 장관에게 윤리적인 문제가 있는지는 몰라도 결국 업무 수행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검찰이 장기간 개인적인 부분까지 수사하고 있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조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대학생이나 정치권을 향한 목소리도 나왔다. 주최 측은 “일부 대학생이 팩트 체크를 하지 않고 (조 장관의 딸이) 특혜를 받았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을 향해선 “더불어민주당은 패스트트랙 안건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자유한국당은 20대 국회에 쌓인 민생 법안 처리에 전념하라”고 주장했다.

집회 사회를 맡은 개그맨 노정렬 씨는 집회 도중 “정경심 교수님, 아드님, 따님 힘내세요”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참가자들은 정 교수가 조사를 받고 있던 서울중앙지검을 향해 함성을 질렀다.

오후 10시 집회를 마친 일부 참가자들은 근처에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 집 앞에 찾아가 침묵시위를 벌였다. 시민들은 서초역과 교대역 역사 내부에 ‘조국 사랑, 정경심 사랑’ 등 조 장관을 지지하고 검찰을 비난하는 내용의 포스트잇을 붙이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반포대로 누에다리부터 서초3동 사거리에 이르는 구간(1.5km)과 서초대로 대법원 앞∼서초1교 구간(1.6km)을 가득 메웠다. 주최 측은 집회 참가자 추산 인원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 조 장관 규탄 맞불 시위 열려…레이저 대결도


누에다리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서는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맞불 집회’가 열렸다. 우리공화당은 오후 4시부터는 서울성모병원 앞에서, 보수 성향 자유연대는 오후 5시부터 서초경찰서 앞에서 집회를 열고 ‘조국 구속’ ‘문재인 퇴진’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검찰 개혁’과 ‘조국 수호’를 동시에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찬반 집회 사이의 ‘레이저 대결’도 펼쳐졌다. 자유연대 측은 12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벽면에 레이저 빔으로 ‘문재인 탄핵’ ‘조국 구속’ 등 구호를 쏘아 올렸다. 조 장관 지지 집회 측도 대검 청사 건물에 ‘조국 수호’ ‘검찰 개혁’ 등 문구를 레이저로 쏘아 응수했다.

고도예 yea@donga.com·한성희 기자
#조국지지 집회#과잉수사#제9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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