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사실 공표금지 각서 쓰고 수사 조사받고 나간 사람까진 통제 못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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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범 중앙지검장, 국감서 밝혀
“조국장관 수사 정치적 고려 없어”
與 “압수수색전 내사했나” 묻자 배성범 “신문 나온것 본게 내사인가”

“수사 외적인 고려 없이 사실에 따라 법적 관점에서 최선을 다해 수사하겠다.”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수사 책임자인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은 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조 장관 수사에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정치적 고려 없이 수사하고 있다”며 이렇게 답했다. 8월 27일 검찰의 압수수색 이후 조 장관 수사가 본격화됐지만 배 지검장이 수사에 대한 의견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검찰의 압수수색 이전 내사 과정이 있었는지 묻자 배 지검장은 “내사 기간이 따로 있었던 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이나 언론이 아는 것처럼 똑같이 법률적 관점에서 봤다”고 답했다. 이어 배 지검장은 “압수수색 이전 검찰에 접수된 고발장이 10건 이상이었다”며 “고발장이 접수되기 전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들을 개인적으로 살펴봤다”고 밝혔다. 백 의원이 “그게 내사 아니냐”고 지적하자 배 지검장은 “사무실에서 신문을 보는 게 내사라고 할 수 있느냐”고 맞섰다.

특별수사부 소속 검사와 수사관 상당수가 투입된 수사 규모에 대해서도 배 지검장은 “처음부터 대규모로 한 게 아니라 관련자 외부 도피와 증거인멸 정황이 여러 군데서 발견되고 수사 부담이 커지면서 인원이 추가 투입된 것”이라며 ‘표적 수사’ 의혹을 일축했다.

검찰이 수사 기밀을 언론에 흘린다는 ‘피의사실 공표’ 논란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배 지검장은 “수사 초기부터 검사를 포함한 수사팀 전원에게 (피의사실 공표 금지) 각서를 받았고, 매일 차장검사가 교육을 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조사를 받고 나간 사건 관계인이나 변호인을 통해 취재가 된 경우도 상당히 있는데 이를 검찰에서 일일이 통제한다는 건 불가능하다”면서 “(피의사실 공표 논란 때문에) 제대로 된 오보 대응도 못 하고 정상적 공보 활동에도 지장을 받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조 장관이 특별수사부 축소 폐지를 추진 중인 검찰 개혁과 관련해서는 “직접수사 총량을 줄여야 한다는 데 저뿐 아니라 많은 검사가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현재도 근근이 하고 있는 부패 사건 수사 전문성을 약화시키지 않을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김정훈 hun@donga.com·신동진 기자
#국회#국정감사#배성범#조국 법무부장관#검찰 조사#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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