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임명 전날 靑 방문해 文대통령 만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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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조국 임명 강행]
文대통령, 임명-지명철회 놓고 고심
조국 “어떤 결정 내려지건 감사”… 與법사위원들에게 메시지 보내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발표하기 하루 전인 8일 오후 4시 복심(腹心)인 윤건영 대통령국정상황실장을 집무실로 불렀다. 9일 임명 여부를 발표하기로 하고 대국민 메시지를 준비하도록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윤 실장에게 임명과 지명 철회 두 가지 상황에 맞춰 메시지를 보고해 달라고 했다. 임명 전날까지도 결정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앞서 문 대통령은 6일 오후 동남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자 태풍 대응 상황을 점검한 뒤 이날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등 핵심 참모들과 심야 회의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의견을 제시하기보단 조 장관 임명 강행과 낙마 시나리오 및 대응 방안에 대한 참모들의 토론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심야 토론 중 검찰이 조 장관 부인을 기소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분위기는 한층 심각해졌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 회의에 참석한 인사를 만났다며 “한숨을 푹 쉬며 ‘결론을 못 내렸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8일 낮 노 실장과 오찬을 겸한 회의를 가진 뒤 청와대 1기 참모를 비롯한 외부 자문그룹의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명 반대 의견도 적지 않게 들었다고 한다. 두 버전의 대국민 메시지를 직접 수정하며 고민을 거듭한 문 대통령은 9일 오전 9시 차담회에서 결국 임명 의사를 참모들에게 처음 밝혔다.

한편 조 장관은 8일 청와대를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은 청와대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문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수석은 이날 오후 11시경 여당 법제사법위원들에게 “어떤 결정이 내려지건 감사하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문재인 대통령#조국#법무부 장관#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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