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수사이후 윤석열 앞으로 연일 ‘엿’소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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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의혹 파문 확산]조국 지지자들, 항의 차원 보낸듯
윤석열 “호박엿이 좋은데 생강엿만 보내”… 대검, 윤리강령 따라 반송하기로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대검찰청에는 윤 총장을 수신인으로 하는 엿이 담긴 택배상자가 이날까지 50여 개 배달됐다(작은 사진). 검찰 수사에 대한 반발과 
조롱으로 읽힐 수 있지만 윤 총장은 웃어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뉴시스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대검찰청에는 윤 총장을 수신인으로 하는 엿이 담긴 택배상자가 이날까지 50여 개 배달됐다(작은 사진). 검찰 수사에 대한 반발과 조롱으로 읽힐 수 있지만 윤 총장은 웃어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뉴시스
‘총장님, 엿 많이 드시고 건강하세요.’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민원실의 우편물 보관소에는 4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수신인으로 한 택배 상자 50여 개가 수북이 쌓였다. 대부분 쌀엿과 생강엿, 가락엿 등 각종 엿 제품이 든 소포다. 엿이 담긴 택배 상자 겉면에는 ‘엿 많이 드세요’ 등의 글이 적혀 있었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2일부터 윤 총장을 수신인으로 하는 엿이 배달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조 후보자의 지지자들이 수사에 반대하는 뜻으로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조 후보자 지지자들은 유튜브 채널 등에서 윤 총장에게 조롱의 의미를 담아 엿을 보내자는 운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에 검찰총장실 주소와 함께 ‘검찰총장 앞, 싼 엿 선물 보내주세요. 주문 인증 샷도 찍으시고요’라는 글을 올리고 있다.

대검 측은 엿 택배가 액수는 작지만 선물이기 때문에 윤리강령 등에 따라 모두 발신인에게 반송하기로 했다. 일선 검사들도 감사 편지를 제외하고는 사소한 선물을 돌려보내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사소한 상황에 대해 개의치 않고 할 일 하자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조 후보자 수사에 전념하겠다는 것이다. 윤 총장도 자신에게 엿 택배가 배달되고 있는 사실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이날 한 인사에게 “나는 호박엿을 좋아하는데 왜 다들 생강엿을 보냈느냐”고 농담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검찰 관계자는 “윤 총장이 본인 스타일대로 정도(正道)를 택한 만큼 조 후보자 임명 등 이후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원칙대로 수사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반면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는 꽃바구니와 꽃다발 배달이 줄을 잇고 있다. 꽃바구니에는 ‘믿고 응원합니다. 국민이 지켜드립니다’ 등 조 후보자를 응원하는 문구가 적혀 있다.

조 후보자는 지난달 30일 출근길에서 “부족하고 미흡한 저를 격려하기 위해 꽃을 보내주신 무명의 시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예지 기자 yeji@donga.com

#조국#법무부 장관#검찰조사#윤석열 검찰총장#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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