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내부 “법무장관 된다한들 영이 서겠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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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돼도 마음으로 승복 어려워”

“남과 내게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사람이 어떻게 법을 수호하는 법무부 장관이 될 수 있겠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연일 새롭게 불거지면서 검찰 내부에서도 부정적인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평소 사회적 현안에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던 조 후보자가 ‘내로남불을 한 것이 아니냐’며 일부 검사는 참담함을 넘어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검찰 고위간부는 “사회적 자아로서 조국과 개인적 자아로서 조국이 서로 괴리된 게 너무 크다”며 “믿는 대로 믿는 사람과 검찰이 어떻게 소통을 하겠느냐”고 했다.

조 후보자가 23일 가족 명의의 사모펀드와 가족이 운영해온 사학재단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안이했다는 평가가 압도적이다. 재경지검 부장검사는 “과거 정치인이 위기에 몰렸을 때 재단을 만들겠다고 한 것과 다를 바 없다”면서 “조 후보자 본인은 일반인들과 완전히 계급이 다르고, 이런 방식으로 국면을 전환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자신이 지금 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다. 가장 중요한 딸 관련 의혹은 외면한 채 재산의 일부를 기부할 테니 장관을 시켜 달라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에 취임하더라도 조직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 후보자와 관련한 고소 고발이 검찰에 접수되면서 만약 조 후보자가 장관직에 오르면 지휘권자인 장관이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경지검의 또 다른 부장검사는 “마음에서부터 존경하고, 승복해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지금까지 나온 의혹은 대부분 후보자 본인이 아니라 가족과 관련된 것이어서 물러날 상황은 아닌 것 같다”는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조국#법무부 장관#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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