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논문-입시 의혹엔 한마디도 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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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자 분량 4번째 입장문 발표… 모친 “웅동학원 이사장직 물러날것”

“저의 진심을 믿어주시고 지켜봐 주십시오. 계속 주위를 돌아보며 하심(下心)의 낮은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23일 오후 2시 30분경 서울 종로구의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있는 빌딩에서 900자 분량의 입장문을 읽은 뒤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다.

조 후보자는 “저는 그동안 가진 사람으로서 많은 사회적 혜택을 누려 왔다”면서 “그 혜택을 이제 사회로 환원하고자 한다”며 두 가지 실천을 약속했다. 조 후보자는 “단지 국민들의 따가운 질책을 잠시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닌 진심에서 우러나온 저의 실천이다. 전 가족이 함께 고민해 내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조 후보자는 “제 처와 자식 명의로 돼 있는 펀드를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공익법인에 모두 기부해 이 사회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쓰이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어머니가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을 비롯해 저희 가족 모두는 웅동학원과 관련한 일체의 직함과 권한을 내려놓겠다고 제게 밝혀왔다”면서 “향후 웅동학원은 개인이 아닌 국가나 공익재단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딸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청문회 준비 기간에 나온 조 후보자의 4번째 입장문이지만 출근길이 아닌 일과 도중 입장문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비판 여론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고,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이다.

조 후보자의 어머니도 비슷한 시간에 입장문을 내 “웅동학원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았음을 밝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저희 가족이 학교 운영에서 손을 떼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건설회사를 운영한 조 후보자의 동생이 공사대금을 달라며 웅동학원을 상대로 소송을 내놓고 무변론으로 패소한 점 등을 근거로 웅동학원이 조 후보자 가족의 재산 확보 수단으로 쓰였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앞서 조 후보자의 전(前) 제수씨는 19일, 동생은 20일 입장문을 냈다.

조 후보자는 입장문만 발표한 뒤 ‘사과로 봐도 되나’ ‘딸의 입학에 대한 입장은 동일한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무실로 다시 올라갔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조국#법무부 장관#사모펀드#기부#웅동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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