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정책 비판하는 보수진영 겨냥… “이념 사로잡힌 외톨이로 남지 않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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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광복절 경축사]‘대결 부추기는 세력’으로 규정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데 무슨 평화경제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로 남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안보 무능론’을 제기하며 “문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잘못된 길로 끌고 가고 있다”고 비판한 가운데 평화경제 구상을 비판한 보수진영에 날을 세운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여전히 대결을 부추기는 세력이 국내외에 적지 않지만 우리 국민들의 평화에 대한 간절한 열망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미국이 북한과 동요 없이 대화를 계속하고 일본 역시 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핵무장론의 불씨를 다시 지피고 있는 보수야당을 사실상 ‘대결을 부추기는 세력’으로 규정한 것.

경축식에 앞서 문 대통령과 악수를 나눈 황 대표는 경축사 중 몇 차례 박수를 쳤지만 시종 굳은 표정이었다. 김원웅 광복회장이 “(일본을 향해) 의연하게 잘 대처하고 있는 문 대통령에게 격려의 박수를 부탁드린다”고 하자 황 대표는 박수를 치는 대신 메모를 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통해 “황 대표는 대통령의 경축사가 진행되는 동안 거의 손뼉을 치지 않았다”며 “제1야당 대표의 무례함과 협량함에 말문을 잃는다”고 했다. 그러자 한국당 이창수 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설하면 대의원들이 기립하며 박수하고 환호한다. 혹시 그 광경을 꿈꾸시는 것인가”라며 “정부를 비판하고 대통령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 것도 국민의 소리”라고 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조동주 기자
#문재인 대통령#광복절 경축사#황교안 대표#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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