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밀어붙인 ‘조국 개각’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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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문 비판에도 조국 입각 강행… 야당 “협치포기 몽니 인사” 반발
조국 “검찰개혁 소명 완수하겠다”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사무실 첫 출근 9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조국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사직로 적선현대빌딩에 마련한 사무실로 들어서면서 “‘서해맹산(誓海盟山)’의 정신으로 검찰 개혁 등 소명을 
완수하겠다”는 소감을 밝히고 있다. 바다에 서약하고 산에 맹세한다는 의미의 서해맹산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남긴 한시에 나온 
문구다. 뉴시스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사무실 첫 출근 9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조국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사직로 적선현대빌딩에 마련한 사무실로 들어서면서 “‘서해맹산(誓海盟山)’의 정신으로 검찰 개혁 등 소명을 완수하겠다”는 소감을 밝히고 있다. 바다에 서약하고 산에 맹세한다는 의미의 서해맹산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남긴 한시에 나온 문구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조국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는 등 10곳의 장관급 인사를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코드인사’ ‘회전문인사’라는 비판에도 조 전 수석 입각을 강행하면서 내년 총선을 겨냥한 개혁 드라이브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보수야당이 “전쟁 선포 개각”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은 물론 정의당 등 범여권에서도 ‘총선 대비용’이라고 지적하는 등 정국이 ‘조국 블랙홀’에 빠져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조 후보자의 법무부 장관 지명 배경에 대해 “국민과의 원활한 소통능력, 민정수석으로서의 업무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검찰 개혁, 법무부 탈검찰화 등 핵심 국정과제를 마무리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법 질서를 확립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 장관 후보자와 윤석열 검찰총장, 김조원 신임 대통령민정수석을 세 축으로 한 2기 사정라인을 통해 사법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얘기다.

조 후보자는 이날 개각 발표 4시간 반 만에 기자회견을 열고 “뙤약볕을 꺼리지 않는 8월 농부의 마음으로 다시 땀 흘릴 기회를 구하고자 한다”며 “서해맹산(誓海盟山)의 정신으로 공정한 법질서 확립, 검찰 개혁, 법무부 혁신 등 소명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바다에 서약하고 산에 맹세한다’는 뜻의 서해맹산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판옥선을 두고 지은 시 ‘진중음’의 한 구절이다.


문 대통령은 일찌감치 조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낙점했다. 사법개혁을 넘어 ‘문재인의 남자’로 불리는 조 후보자를 통해 내년 총선 등 집권 중후반기를 준비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야당을 무시하는 걸 넘어 전쟁을 선포하는 개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한마디로 협치 포기, 몽니 인사”라고 했다. 정의당 역시 “총선 대비용이라는 인상을 준다”고 지적해 인사청문회에서 정면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는 최기영 서울대 교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는 김현수 전 차관, 여성가족부 장관엔 이정옥 대구가톨릭대 교수를 지명했다. 또 공정거래위원장에 조성욱 서울대 교수, 금융위원장에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 방송통신위원장에 한상혁 변호사, 국가보훈처장엔 박삼득 전쟁기념사업회 회장을 각각 지명했다.

주미 대사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수혁 의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에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차관급인 국립외교원장에는 김준형 한동대 교수 등 대선 캠프 출신을 전진 배치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최고야 기자
#문재인 정부#조국#법무부 장관#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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