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검찰총장 후보자의 수상한 처신과 위증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0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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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국회 청문회 발언으로 위증 논란에 휩싸였다. 윤 후보자는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형 윤우진 씨가 용산세무서장 재직 시 육류수입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을 때 대검에서 같이 근무하다 퇴직한 이남석 변호사를 윤우진 씨에게 소개했다는 2012년 12월 주간동아 인터뷰로 집중 질문을 받았다. 윤 후보자는 당시 인터뷰와는 달리 소개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다가 청문회 막판에 인터뷰 녹음파일이 공개되자 “윤대진을 보호하기 위해 대신 내가 이 변호사를 소개했다고 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청문회 일정이 종료되고 위증 논란이 일자 윤대진 국장은 “이 변호사를 소개한 것은 바로 나”라고 주장하고 나섰고, 증인 출석을 거부하고 잠적했던 이 변호사도 나타나 “윤대진으로부터 소개받았다”고 호응했다. 그러나 “소개한 적이 없다”는 말과 “윤대진을 보호하기 위해 내가 이 변호사를 소개했다고 했다”는 말은 다르다. 윤 후보자 측이 바뀐 말에 입을 맞춘다는 인상을 주고 있지만 설혹 바뀐 말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윤 후보자는 8일 오전부터 인터뷰 녹음파일이 공개된 자정 무렵까지 하루 종일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셈이다.

윤 후보자가 ‘소개’라는 말의 정의를 놓고 변호인 선임에까지 이르지 않았으니 소개가 아니라며 위증 논란을 피해가려는 것은 당당하지 못한 태도다. 공직자가 취재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함부로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되지만 설혹 인터뷰 때는 거짓말을 했다 하더라도 국민에게 생중계되는 청문회에서까지 그래서는 안 된다.

윤 후보자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근무하면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만난 일도 부적절하다. 윤 후보자는 “만난 것은 양 원장이 야인이던 시절이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만남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적폐청산’ 수사를 지휘하던 시기에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양 원장과 만난 것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일이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특히 절실한 시점이어서 윤 후보자의 그런 처신은 더욱 실망스럽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국회 청문회#위증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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