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전 지붕 무너져내린 숭례문 화재 연상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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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대성당 화재]화재로 훼손된 세계 문화재
200년 역사 브라질 국립박물관… 작년 화재로 소장품 90% 잃어
伊 오페라하우스 1996년 방화로 잿더미로 변했다 2004년 재개관

15일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는 한국인에게는 2008년 2월 10일 밤을 떠올리게 했다. 국보 1호 서울 숭례문(崇禮門) 화재가 있던 날이다. 숭례문과 노트르담 대성당은 각각 한국과 프랑스의 수도 중심부에 위치한 대표 문화재다. 화재의 이유는 달랐지만 상층부에서 불이 시작돼 지붕을 잃은 것이 비슷하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오페라하우스 라 페니체는 이날 공식 트위터 계정에 “우리는 두 번이나 불탔지만 두 번 다 더 강하게 잿더미에서 일어났다. 우리는 당신들의 편이다. 두려워하지 말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1792년 세워진 뒤 1996년 방화로 인해 소실됐던 오페라하우스는 2004년 재개관하면서 잿더미에서 다시 탄생했다는 의미를 담아 라 페니체(불사조)라는 이름을 새로 얻었다. 지난해 전기 결함으로 또 한 번 불이 났지만 빠른 대처로 큰 피해는 없었다.

영국의 대표 관광지인 런던 세인트폴 대성당 역시 1666년 런던 대화재 때 완전히 소실됐다가 1710년 다시 완공됐다. 베키 클라크 영국 교회 건물 담당자는 “건물이 얼마나 파괴됐든 성당을 의미 있게 만드는 정신은 참사 속에서도 살아날 수 있다”고 USA투데이에 전했다.

지난해 9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국립박물관 화재는 최근 일어난 대형 화재로 꼽힌다. 2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남미 최대의 이 자연사박물관은 늦은 저녁에 발생한 불로 큰 피해를 입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소장품의 90% 이상이 소실됐다고 전했다. 화재 원인은 에어컨 과열로 밝혀졌는데 사고 당시 화재경보기가 작동하지 않았다. 스프링클러, 방화벽 등도 갖춰지지 않아 피해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1992년 11월에는 영국 여왕이 주말마다 찾는 윈저성에서도 대형 화재가 있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빅토리아 여왕의 예배당에 있던 조명이 커튼에 불을 내면서 몇 분 만에 옆 건물까지 번졌다. 소방관 225명이 동원됐으나 성 안의 방 115개가 탄 뒤에야 불길이 잡혔다. 다행히 황실 도서관은 무사했다. 윈저성은 5년의 복구를 거쳐 1997년 다시 문을 열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파리#노트르담 대성당#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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