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트럼프가 건너기엔 너무 먼 다리… 외교적 실패”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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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트럼프 핵담판 결렬]일각 “스몰딜보다 노딜이 낫다”
中왕이, 방중 北외무성 부상 만나 “호사다마… 양측 대화 계속하길”
아베, 트럼프와 통화뒤 “결단 지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렬된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지켜본 미국 언론은 28일(현지 시간) 일제히 “회담이 갑작스레(abruptly) 끝나버렸다”며 비판적 보도를 쏟아냈다. 당초 ‘나쁜 스몰딜(bad small deal)’이 되는 것에 우려를 나타내던 미 언론은 비핵화 회담의 부정적 결말을 암시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보냈다.

CNN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합의 실패를 두고 “(김 위원장이 요구한) 광범위한 대북제재 해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건너기엔 너무 먼 다리였다”고 평가했다. 또 양국 간 ‘비핵화 정의’가 여전히 모호한 상태이며 두 번째 회담이 끝난 시점까지도 용어 정의에 합의하지 못했음을 지적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6·25전쟁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개설, 경제제재 해제 등 많은 것들이 테이블에 오를 예정이었지만 양국 정상은 회담 전부터 이런 질문에 대한 답변을 피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성급히 끝나버린 협상은 북-미 외교가 교착상태에 빠졌음을 뜻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협상 실패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정치 행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폴리티코는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 추진하는 비핵화 협상이 통렬한 결과를 맞았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갑작스레 방향을 선회한 회담은 대통령에게 외교적 실패”라고 분석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가’ 이미지도 깎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스몰딜’보다는 차라리 ‘노딜’이 낫다”는 평가도 있다. 천영우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협상 가망이 없다는 판단이 섰다면 합의를 포기하는 것이 옳은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북-중 수교 70주년 기념활동 협의를 위해 중국을 방문한 리길성 북한 외무성 부상을 만나 “호사다마(好事多魔)란 말이 있다. 북-미 양측이 신념을 갖고 인내심을 유지하면서 대화를 계속하고 같은 목표를 위해 꾸준히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를 통해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두 정상은 북한 비핵화와 일본인 납치자 문제 해결을 위한 연대를 지속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총리는 통화 뒤 총리관저에서 “북한의 구체적 행동을 촉구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트럼프#외교#아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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