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 일제히 하강 경고등… 각국, 긴축완화 선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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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가르드 IMF총재 위기 경고
中 춘제 소비증가율 한자릿수 그쳐
英-伊 등 올 성장률 전망 줄줄이 하락, 수출 대국 독일-일본도 연쇄 악영향


중국, 독일, 영국, 일본 등 세계 주요국 경제가 연초부터 심상치 않다. 한 나라의 성장 둔화가 다른 나라의 경제와 기업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연쇄 반응’이 뚜렷하다.

10일 중국 상무부는 올해 춘제(중국의 설·4∼10일)의 소매·요식업 매출이 1조50억 위안(약 166조700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8.5% 늘었다고 밝혔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의 소비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은 이 통계가 시작된 2005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대중 수출비중이 높은 독일과 일본 경제는 이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세계 4위 경제대국 독일의 지난해 성장률은 5년 최저 수준인 1.5%로 잠정 집계됐다. 수출은 독일 국내총생산(GDP)의 47%를 차지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11일 “중국 경제 둔화 여파로 일본 1014개 상장기업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6% 줄었다”고 밝혔다.

영국과 이탈리아도 상황이 좋지 않다. 7일 영국 중앙은행은 브렉시트 여파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10년 최저치인 1.2%로 제시했다. 지난해 3, 4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이탈리아도 올해 성장률이 0%대에 불과할 것으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최근 전망했다.

중동 산유국은 저유가에 따른 세수 감소 및 공공부채 증가 우려가 높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9일 “산유국 공공부채 비율이 2013년 GDP의 13%에서 지난해 33%까지 20%포인트 늘었다”며 “특히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위한 돈은 ‘하얀 코끼리(White Elephant)’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얀 코끼리’는 큰돈이 들었지만 수익성이 없어 애물단지가 되는 프로젝트를 뜻한다.

당초 올해 내내 금리를 올릴 뜻을 내비쳤던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최근 ‘금리 인상 자제’ 방침을 밝힌 것도 세계 경제 둔화를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 나온다. 영국, 호주, 인도 중앙은행도 최근 잇따라 통화정책 완화를 발표했다. 다만 당초 2월 말로 예정됐다가 무산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다시 열리고, 두 정상이 극적으로 무역분쟁을 타결하면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10일 미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3월 중순 시 주석을 자신의 별장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 초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국제 경제 위기#긴축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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