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먼저 풀라는 北 “우린 새 제안 내놓을 필요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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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매체 “6·12합의 美가 안지켜… 제재 만능-속도조절론 벗어나야”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2일 미국이 대북제재와 일방적인 비핵화 요구를 거둬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열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이 외곽 매체를 동원해 재차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서는 미국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조선신보는 이날 ‘2019년 신년사에 깃든 최고령도자의 신념과 의지’라는 제목의 글에서 “미국 대통령이 시대착오적인 제재 만능론과 그 변종인 속도 조절론에서 벗어나 2019년 사업 계획을 옳게 세운다면 제2차 조미수뇌(북-미 정상)회담 개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겨냥해 북한의 추가 비핵화 조치를 기다리지 말고 제재부터 먼저 풀라고 요구한 것이다.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외곽 매체를 통해 신년사의 의미를 보다 명확히 하면서 미국에 보상을 먼저 하라며 압박 강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역사적인 첫 조미수뇌 상봉과 회담이 진행됐으나 6·12조미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첫걸음은 내디뎌지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북-미관계의 급진전을 원한다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사항을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지키라는 취지다.

이어 “(신년사에서는) 최고령도자의 변함없는 (비핵화) 의지가 표명되고, 싱가포르 수뇌회담에서 확인된 단계별·동시 행동원칙이 다시 강조되었다. 구태여 다른 내용을 덧붙이거나 새로운 제안을 내놓을 필요가 없었다”고 했다. 북한이 이미 비핵화 조치를 시행했으니 이젠 미국이 상응 조치를 내놓을 때라고 못 박은 셈이다.

다만 조선신보는 김 위원장이 모색할 수 있다고 밝힌 ‘새로운 길’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19일엔 “앞으로 큰 나라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국제 정세가 격랑 속에 흔들린다고 해도 판문점을 기점으로 하는 새로운 역사의 흐름이 역전되는 일은 없다”고 밝혔듯이 위협적인 상황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바라진 않는다는 의도로 읽힌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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