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용 35표’ 탄핵국면 비박 탈당 결의때와 같은 숫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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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비박계 동원 가능 최대치”… 일각 “교섭단체 만들수 있는 잠재력”
친박, 압도적 표차에 ‘의기양양’

“김무성 전 대표 등 비박(비박근혜)계의 한계와 잠재력을 동시에 담고 있는 숫자다.”

자유한국당의 한 중도 성향 의원은 11일 원내대표 선거에서 비박계 후보 김학용 의원이 얻은 ‘35표’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박빙으로 보이던 당초 판세와 달리 김 의원이 나경원 의원(68표)에게 33표 차로 압도당하자 김 의원의 35표를 두고 정치권에선 분분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단 35표에 대해 “계파 대리전 양상에서 비박계가 최대한 동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치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당초 원내대표 선거 후보 대부분이 “계파 구도를 지양하자”고 공언했지만 유기준 김영우 의원의 불출마 선언 후 2파전으로 압축되자 계파 대리전 색채가 짙어진 게 사실이기 때문.

더욱이 35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이던 2016년 12월 21일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등 비박계 의원이 탈당을 결의했던 숫자인 ‘35명’과 묘하게 같기도 하다. 당시 새누리당을 최종 탈당한 숫자는 33명이었다.

그렇다고 비박계가 35표라는 한계에 갇혔다고만 보기도 어렵다. 1, 2차에 걸쳐 바른정당에서 한국당으로 유턴한 의원은 24명. 아직 바른미래당에 남아있는 보수 성향 의원들이 돌아올 경우 김무성 의원을 중심으로 한 비박계의 덩치는 더 커질 수도 있다는 것. 한국당 관계자는 “35표는 별도의 원내교섭단체(20명)를 만들고도 남는다는 잠재력을 동시에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아무튼 나 의원 당선 후 친박(친박근혜)계는 의기양양한 모습이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나 의원이 압도적 표차로 당선된 건 잔류파(과거 친박 등)와 손잡은 결과라며 “그간 탈당파가 워낙 잘못했다, 이런 것들이 나경원이라는 원내대표로 나타난 것”이라고 했다. 또 “이번 선거를 계기로 ‘당을 지키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돼 친박계 탈당의 원인이 제거되고 있다”며 “(친박계 의원들의) 탈당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복당파들이) 내년 2월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의 입맛에 맞는 분을 (당권 주자로) 내세우는 ‘우회상장’을 할 것 같다”며 “오세훈 전 시장도 그런 경우로 보인다”고도 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일격을 당한 비박계가 내년 2월 전대에서 결집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당 조직강화특위 외부위원에서 중도 해촉된 전원책 변호사는 라디오에서 “지금까지 비박계의 결속은 잘 보이지 않았는데 이제는 비박도 뭉치게 되고 ‘무대’(김무성 의원) 당 대표 추대론도 또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내다봤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자유한국당#친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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