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식→정식 양자’, ‘1일→30일’… 한미, 정상회담전까지 오락가락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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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트럼프 G20서 회담

아르헨 군부독재 희생자 넋 기리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아르헨티나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아르헨티나 군부독재 시절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부에노스아이레스 라플라타 강변에 마련된 국립역사기념공원을 찾아 희생자 가족 등과 함께 헌화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아르헨 군부독재 희생자 넋 기리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아르헨티나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아르헨티나 군부독재 시절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부에노스아이레스 라플라타 강변에 마련된 국립역사기념공원을 찾아 희생자 가족 등과 함께 헌화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은 30일(현지 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2차 북-미 정상회담 조기 개최 필요성을 설득한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계속 꼬이는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에 대화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미 정상회담에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평화 프로세스가 진척되도록 하기 위한 방안을 집중 논의한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내부 정세에 대한 정보와 판단을 교환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이 가급적 빨리 개최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자유토론 세션에서도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조속히 열려 싱가포르 합의의 구체적인 이행 조치들이 신속하게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 완화가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진전에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서울 남북 정상회담을 징검다리로 북-미 대화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구상도 테이블에 올라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해 “남북 모두 이행 의지를 갖고 있으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 형식을 놓고 막판까지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였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이날 “터키와 한국 지도자와의 회담은 정식 양자회담이 아닌 풀어사이드(pull-aside) 형식으로 열릴 것”이라고 밝힌 게 논란의 시작이었다. 풀어사이드 회담은 다자 회담장을 빠져나와 회담장 옆에서 갖는 약식 회담을 가리키는 말이다. AP통신 등 미국 매체는 “백악관, 터키·한국과의 공식회담 취소, 대신 비공식적으로 이야기 나누기로”라고 보도하며 한미 정상회담 형식이 격하됐다고 전했다.

그러자 청와대는 백악관과의 막판 조율을 통해 풀어사이드 회담 대신 정식 양자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1일 오후 2시에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회담 일정도 같은 날 뉴질랜드 국빈 방문을 위해 아르헨티나를 떠나야 하는 문 대통령의 일정을 고려해 하루 앞당겼다. 30일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기로 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전용기 고장으로 G20 정상회의에 늦게 참석하게 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에도 변화가 생겼고, 청와대는 이 틈을 파고들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식 양자회담을 관철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때 미국이 풀어사이드 회담 일정을 공개한 것을 두고 남북 경협 속도에 불만을 갖고 있던 트럼프 행정부의 속내가 그대로 드러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 측은 통역만 대동한 단독회담을 제안했으나 미국이 이를 풀어사이드 회담으로 이해하면서 혼선이 빚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문재인 정부#한미 정상회담#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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