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신고도 차질… 119는 백업망 전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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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세상의 역풍]경찰 통신시스템 제대로 작동 안해
서울경찰청서 무전으로 전파

24일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KT 아현지사 화재로 일부 경찰서의 112 신고 시스템과 인터넷망에 차질이 빚어졌다. 반면 백업망을 갖춘 소방은 119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25일 경찰청에 따르면 서울 용산, 마포, 서대문, 남대문경찰서 등 4개 경찰서와 파출소에서 경비전화(내부전화망)와 일반전화가 한동안 작동하지 않았다. KT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시민들은 112 신고를 할 수 없었다.

해당 지역에서는 접수한 112 신고 내용을 전파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112는 지방경찰청 상황실에서 접수해 관할 경찰서로 전달하거나, 지구대와 파출소로 직접 전달한다. 지구대와 파출소로 직접 전달할 때는 SK텔레콤 무선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관할 경찰서로 접수 내용을 전달할 때에는 KT 유선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화재 이후 한동안 원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4개 경찰서는 직원을 서울지방경찰청 상황실로 파견해 관할 구역으로 접수된 신고를 무전을 통해 지구대, 파출소로 전파했다.

경찰의 인터넷 내부망 접속에도 장애가 발생해 업무 처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 관계자는 “전자 결재가 마비돼 손으로 직접 사건 서류를 작성해 전달하거나 휴대전화를 이용해 내용을 보내는 번거로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이 피의자 신원 등을 조회하는 업무용 스마트폰인 ‘폴리폰’도 화재가 발생한 오전 11시경부터 오후 6시 20분까지 불통이 돼 업무에 지장을 초래했다. 경찰이 운영하는 분실물 신고 사이트인 ‘LOST112’도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반면 소방은 화재 발생 10분 뒤 서울 관내의 전 KT 전용회선을 백업망인 LG유플러스 망으로 전환해 별 피해가 없었다. 비상시를 대비해 광대역 네트워크망을 이중화하는 작업을 했기 때문이다. 이일 소방청 119종합상황실장은 “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해 통신사 이중화 작업을 해둔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경찰은 본청과 지방청을 제외하고는 백업망이 없는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소방에 비해 조직이 크고 통신망 규모도 크다 보니 예산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구특교 kootg@donga.com·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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