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6일만에 거래재개… 대우조선은 1년3개월 걸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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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적격성 심사 어떻게 되나
회계위반으로 상장폐지 사례 없어… 개인투자자 4조7000억어치 보유

시가총액 22조 원이 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 거래가 중단되면서 이 주식을 보유한 개인투자자 8만여 명이 날벼락을 맞았다. 상장폐지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주식 거래가 재개되기까지 한 달에서, 길게는 1년 이상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14일 금융당국의 ‘고의 분식회계’ 판정에 따라 이날 오후 4시 39분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 거래를 정지시켰다. 이날 주식시장 마감 후 시간 외 거래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사고파는 거래가 중단된 것이다.

이어 거래소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폐지 대상인지 판단하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 들어갔다. 상장기업이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하고 분식 규모가 자본금의 2.5%를 넘으면 상장 규정에 따라 실질심사를 받아야 한다.

거래소는 앞으로 15영업일 이내에 상장폐지 대상인지 심사한다. 필요하면 심사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 심사 결과 상장폐지 대상으로 결론나면 거래소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기업심사위원회에 또 오른다. 여기서 20영업일 이내에 △상장유지 △상장폐지 △개선 기간 부여 중 최종 결정을 내린다.

거래소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폐지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면 즉시 주식 거래가 재개된다. 지난해 회계부정 혐의로 거래가 정지됐던 한국항공우주(KAI)는 상장폐지 대상이 아닌 걸로 결론나면서 6거래일 만에 매매가 재개됐다.

하지만 KAI 사례와 달리 삼성바이오로직스 거래 정지는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사상 최대 분식회계(5조 원)를 벌인 대우조선해양은 기업심사위원회에서 1년 개선 기간을 받아 1년 3개월여 만에 거래가 재개됐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 소액 주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현재 개인투자자 8만175명(3분기 보고서 기준)이 이날 종가 기준 4조7628억 원어치의 주식을 갖고 있다. 외국인 지분은 9.1%에 그친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폐지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2009년 2월 실질심사제도 도입 이후 회계처리 기준 위반으로 상장폐지된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6.70% 오른 33만4500원에 마감했다. 상장폐지 가능성을 낮게 보고 일부 투자자가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삼성바이오로직스#회계분식#주식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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