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둑에 빠졌다 이젠 마라톤 마니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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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 1위 서울대 연구원 오누마… 여자는 이지윤 첫 우승 감격

“좋스무니다.”

2018 서울달리기대회 하프코스(21.0975km) 남자부에서 1위(1시간12분34초)로 결승선을 끊은 일본인 오누마 다쿠미 씨(28)는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도 활짝 웃으며 한국말로 또박또박 소감을 밝혔다. 1년 전 한국에 온 뒤 참가한 20여 차례 달리기대회에서 거둔 다섯 번째 우승. 서울달리기대회에서는 첫 우승이다.

5년 전부터 건강을 위해 취미로 달리기를 시작한 오누마 씨는 일본에서 한국사를 전공하고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 연구원으로 온 ‘친한파’다. 어린 시절 바둑에 빠져 조훈현 등 바둑계를 호령하던 한국 기사들을 보고 한국에 관심을 가졌다. 한국에 와서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바둑보다 마라톤에 집중했다. 일주일에 2차례 훈련, 한 달에 1∼2차례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마니아’가 됐다. 오누마 씨는 “내년 다시 일본으로 돌아간다. 그 전까지 많은 대회에 참가해 더 좋은 성적과 기록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여자부에서도 새 우승자가 나왔다. 1시간25분36초로 자신의 최고기록을 세운 이지윤 씨(34·서울 레이스). 지난해 챔피언 이금복 씨(52·1시간28분22초)를 2분 이상 제쳤다.

이지윤 씨는 “2014 서울달리기 10km에서 우승했는데 4년 만에 같은 대회에서 거리를 늘려 우승해 기쁨이 2배다”라고 말했다. 7년 전 한 스포츠 브랜드 주관 마라톤대회에 출전한 뒤 마라톤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이지윤 씨는 “서울달리기대회 우승이 많은 동기부여가 됐다. 앞으로 오랫동안 즐겁게 달리기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서울달리기대회#하프코스#오누마 다쿠미#이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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