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성장률 계속 떨어지는 한국경제, 5년 10년 뒤가 더 걱정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0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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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은 작년 3.1%였던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는 2.8%로 떨어지고 내년에는 2.6%로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어제 내놓았다. 지난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수치와 대동소이하다. 한국은행이 이달 18일 금융통화운영위원회를 열어 금리 결정과 함께 성장률 전망을 내놓을 예정인데 국제기구들처럼 하향 수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경제가 나빠지고 있다는 걸 알기 위해 굳이 주요 경제기관의 경제지표를 볼 필요도 없다. 삶이 고단한 국민들은 피부로 먼저 체감하고 있다. 경기불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생활지표로 보험 중도해지가 많이 활용된다. 손해를 감수하고 할 수 없이 해약하는 생명보험이나 암보험 계약이 금액으로나 건수로나 작년보다 20∼30%씩 늘었다. 은행 적금 중도해지도 비슷한 수치로 증가했다. 물가 역시 한은은 너무 낮아 오히려 걱정이라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통계수치이고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식당 음식값이나 채소·생선가격을 보면 생활 속 피부 물가와는 차이가 많다.

성장률이 떨어지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일자리다. 12일 통계청이 ‘9월 고용동향’을 발표할 예정인데 취업자수 증가가 마이너스로 나올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IMF나 한은 통계청이 발표하는 경제지표의 숫자가 나빠지는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같은 저성장 구조와 분위기가 한국경제 내부에 고착화돼 가고 있다는 점이다. 성장을 견인할 기업의 야성적 투자 의지마저 식어간다.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로머 뉴욕대 교수는 경제성장을 이끄는 것은 경제시스템 내부에서 발생하는 기술발전이라는 ‘내생적 성장이론’을 정립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기술변화 때문에 선진국은 지속적인 발전을 할 수 있고, 후진국과의 격차도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가 처한 사정과도 밀접한 이론이다. 미국은 창의적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고, 중국은 국가의 전폭적 지원 아래 첨단산업들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기업인들의 사기는 바닥에 떨어져 있고, 바이오·의료·헬스케어, 미래차, 빅데이터, 드론 산업 등 첨단 신산업분야는 정부 규제에 묶여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래서는 올해, 내년이 문제가 아니라 5년, 10년이 가도 한국 경제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imf#경제성장률#일자리#첨단산업#정부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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