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빈관 안내한 김정은 “초라하지만 최대한 성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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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서 만난 남북 정상]카퍼레이드 차량으로 숙소 이동
두 정상 뒷자리서 ‘30분 깜짝 밀담’, 일각 “친교행사로 백두산 갈수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정상회담 시작 전 ‘깜짝 밀담’을 가졌다.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이동하는 자동차 안에서다.

문 대통령은 18일 오전 10시경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공식 환영 행사를 마친 뒤 김정숙 여사와 함께 국내에서 공수한 전용 벤츠 방탄차를 타고 공항을 빠져나갔다. 김정은과 부인 리설주는 역시 자신의 전용차인 벤츠에 탑승해 이동했다.

각자 차를 타고 이동하던 두 정상은 평양 시내 중심지로 들어가기 전인 서성구역 버드나무 거리에 이르자 차에서 내려 북한이 미리 준비해둔 퍼레이드용 오픈카에 함께 올라탔다. 도열한 북한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던 남북 정상은 환영 인파가 뜸해지자 뒷자리에 앉아 함께 영빈관까지 이동했다. 차량 안에는 운전사와 주영훈 대통령경호처장만 타고 있었다. 남북 정상의 첫 단독 회동이 차량 안에서 30여 분간 이뤄진 셈이다.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한 김정은은 웃으며 “발전된 나라에 비하면 초라하다”며 “비록 수준은 좀 낮을 수 있어도 최대한 성의를 보인 숙소이고 일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평양 시민이 열렬히 환영해주셔서 가슴이 벅찼다. 남측 국민도 감동받고 감격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순안공항에 도착한 직후 기내에서 “평양은 처음이지만 북한은 5번째 방문이다”라며 “백두산에 가긴 가되 중국이 아닌 북쪽으로 올라가겠다고 그동안 공언해 왔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친교 행사로 남북 정상의 백두산 동반 트레킹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날 “양강도 혜산에서 백두산 인근 삼지연 구간까지 대규모 도로 정비 작업이 이뤄지고 일대가 비상경비 태세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평양=공동취재단 /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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