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 태풍’ 상륙해도 위력 쉽게 안줄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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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美 강타 허리케인 ‘이사벨’ 등 전세계 발생확률 2∼3% 희귀 태풍

일반 태풍보다 ‘태풍의 눈’이 크고 구름이 균일하게 모여 있는 ‘원통형 태풍’인 솔릭. 사진 출처 미국해양대기청(NOAA)
일반 태풍보다 ‘태풍의 눈’이 크고 구름이 균일하게 모여 있는 ‘원통형 태풍’인 솔릭. 사진 출처 미국해양대기청(NOAA)
19호 태풍 ‘솔릭’이 일반적인 태풍과 달리 그 구조가 탄탄한 형태여서 더 위력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솔릭의 위성사진을 살펴보면 전체 태풍의 크기에 비해 ‘태풍의 눈’이 매우 크고 선명하다. 일반적인 태풍들은 나선형으로 뻗어 있는 구름들이 태풍의 중심으로부터 길게 늘어져 있는 반면 솔릭의 구름은 태풍의 눈에 가깝게 똘똘 뭉쳐 있는 형태다. 미국태풍경보센터(JTWC)는 솔릭을 두고 “구름이 태풍의 눈을 감싸고 있는 원통 모양”이라고 평가했다.

원통형 태풍은 태풍의 중심이 또렷하게 움푹 패어 있는 모습 때문에 ‘도넛 태풍’ ‘타이어 태풍’이라고도 불린다. 세계적으로 발생 확률이 2∼3%인 매우 드문 케이스다. 2003년 9월 미국 동부 노스캐롤라이나주와 버지니아주를 휩쓸고 지나간 초대형 허리케인 ‘이사벨’이 대표적인 원통형이다.

원통형 태풍은 원심력이 일반 태풍보다 강해 태풍의 눈이 커진 결과다. 태풍은 일반적으로 수온이 낮은 해역을 지나가거나 육지에 상륙하면 그 위력이 크게 줄어든다. 반면 원통형 태풍은 수증기를 공급받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 힘을 쉽게 잃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일반 태풍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일주 제주대 태풍연구센터장은 “태풍은 위도 30도 위로 올라가면 힘이 약해지는데, 원통형 구조인 솔릭은 한반도에 다가오는 내내 위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 상륙한 뒤에도 일반 태풍에 비해 약화되는 속도가 늦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철중 tnf@donga.com·김윤종 기자
#태풍#솔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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