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지역 맴맴… 프랑스-덴마크 불가침조약?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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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페루 탈락 확정 짙어지자 무승부 노린듯 안이한 플레이
관중석 야유 등 혹평 쏟아져

“두 팀 모두 무리하지 않기로 협정을 맺은 듯한 경기였습니다.”

프랑스와 덴마크가 27일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C조 최종 3차전을 이번 대회 첫 0-0 무승부로 마치자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연습경기 같다”며 비판했다. 맥 빠지는 플레이를 펼친 끝에 16강에 동반 진출한 두 팀을 향해 관중은 야유까지 보냈다.

이미 2승을 거둔 프랑스 외에 C조에서는 어떤 팀도 16강 티켓을 장담할 수 없었다. 1무 1패를 기록 중인 호주가 페루(2패)에 승리를 거두고 덴마크(1승 1무)가 프랑스에 패할 경우 2위 자리는 골득실 차로 갈릴 상황이었기 때문. 덴마크가 승리를 노리고 프랑스에 적극적인 공세를 펼친다면 프랑스의 조 1위 확정도 불안할 수 있었다.

하지만 페루가 전반 18분 만에 호주를 상대로 선제골을 터뜨리고 후반 5분 쐐기골까지 넣어 2-0까지 달아나자 같은 시간 맞붙은 프랑스와 덴마크는 마치 무승부를 목표로 삼은 듯 무성의한 플레이를 펼치기 시작했다. 페루가 이길 경우 프랑스와 덴마크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그대로 1, 2위를 확정 짓기 때문이었다. 역습 기회를 맞고도 볼을 뒤로 돌리는 두 팀의 ‘안전한’ 경기 운영에 관중석에서는 후반 중반부터 ‘우’ 소리가 흘러나왔다. 영국 BBC도 “어떠한 위험 요소도 없는 경기”라고 혹평했다.

양 팀 감독만이 결과에 만족해하는 모양새였다. 오게 하레이데 덴마크 감독은 “프랑스를 상대로 먼저 공격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무승부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디디에 데샹 프랑스 감독도 “승점 1점만으로도 충분했다. 경기가 흥미롭지 않았던 건 덴마크가 무승부를 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2018 러시아 월드컵#프랑스#덴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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