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심장’ 강남-대구, ‘구태 보수’ 심판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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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강남-송파구청장 내주고 서초구도 민주와 격차 11.3%P뿐
대구 구청장 8곳중 7곳 지켰지만 득표율 4년만에 67%→48% 급락

6·13지방선거에서 궤멸적 패배를 당한 자유한국당이 ‘보수의 마지노선’인 서울 강남권과 대구경북(TK)에서도 크게 흔들렸다. 이런 식이라면 보수가 다음 전국 단위 선거인 2020년 총선에선 이 지역에서 아예 무너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보수가 제대로 변신하지 못하면 그야말로 전례 없는 정치 빅뱅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한국 부촌의 상징인 서울 강남구에서 첫 구청장을 배출하며 서울 25개 기초단체장 중 24곳을 쓸어 담았다. 한국당은 웬만한 중소도시 못지않은 예산 규모의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 구청장 중 서초구만 간신히 이겼다. 그나마 서초구청장 선거에서도 2014년 지방선거와 비교하면 한국당과 민주당의 득표율 격차가 17%포인트에서 11.3%포인트로 줄었다.

대구에선 8개 구청장 중 7곳을 한국당이 차지하며 겉으로는 체면을 세웠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한국당은 다음 선거를 기약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각 선거구의 득표율 평균 수치를 보면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67%였고, 1명의 민주당 후보와 무소속 등 ‘비(非)한국당’은 24%였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한국당 득표율은 48%로 4년 전보다 19%포인트가 빠졌다. 반면 민주당 후보 7명과 무소속 1명의 득표율 평균은 39%까지 올라갔다. 부산에선 16곳 구청장 중 민주당이 13곳을 쓸어 담았다. 한국당은 수영구와 서구 등 2곳을 이기는 데 그쳤다.

이렇게 총 226명을 뽑는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151곳에서 이겼고 한국당은 민주당의 3분의 1 수준인 53곳을 챙기는 데 그쳤다. 민주평화당은 5곳, 무소속 후보는 17곳에서 당선자를 냈다. 광역의원·기초의원도 민주당 당선자는 총 2290명으로 한국당(1146명)의 두 배에 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국정 전반을 다 잘했다고 평가하고 보내준 성원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자만하거나 안일해지지 않도록 각별히 경계하겠다”고 말했다.

최우열 dnsp@donga.com·홍정수 기자
#보수 심장#강남#대구#구태 보수#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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