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도 털썩… 금융위기 수준 일자리 절벽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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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증가 석달째 10만명대 그쳐… 금융위기 겪은 2010년 이후 처음
제조업선 6만8000명 줄어들어

4월 제조업 일자리 수가 3년 7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온 제조업 분야에서 총고용이 줄어든 것은 국내 기업들의 채용 여력이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이 16일 내놓은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86만8000명으로 지난해 4월보다 12만3000명 증가했다. 신규 취업자로 볼 수 있는 월간 취업자 증가 규모는 2, 3월에도 10만 명대였다. 취업자 증가 폭이 3개월 연속 10만 명대에 머문 것은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진 2008년 9월∼2010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취업자 수 증가폭은 30만∼40만 명 선이었다.

다른 업종에 비해 급여 수준이 높은 편인 제조업에서 일자리 감소가 두드러졌다. 제조업 전체 취업자 수는 447만3000명으로 2014년 9월(446만8000명)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특히 1년 전과 비교한 제조업 취업자 수는 6만8000명 줄어 지난해 5월(―2만2000명) 이후 11개월 만에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부실이 쌓인 조선 및 자동차 분야와 의료·정밀기기 제조업 등에서 고용이 부진했다.

제조업 일자리의 총량이 줄어든 원인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산업 경쟁력이 약해지면서 주력 산업에서 부진이 지속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제조업 생산은 올 3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 가까이 줄었고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0.3%에 그쳤다. 생산 감소와 재고 누적으로 기업들이 공장을 돌리지 않게 됨에 따라 고용도 줄이기 시작한 셈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경기가 회복 흐름에 있다고 정부가 설명했지만 현상을 잘못 해석한 것”이라며 세계 경제에서 국내 경제만 뒤처지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급하게 올린 것이 고용에 결정적인 타격을 줬다고 분석했다.

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김준일 기자
#제조업#일자리#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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