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비율 최고’ 전남-전북, 미래 먹거리-혁신도시 열망 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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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우리 동네 이슈맵]호남권 지역별 주요 이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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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스머프(더불어민주당)는 떼 지어 다니며 ‘문재인 정부 성공’ 이야기만 한다. 녹색 슈렉(민주평화당)은 혼자 다니는데 스머프보다 잘하겠다고 한다. 빨간색이나 다른 색은 아예 안 보인다.”

광주 시민인 회사원 이재도 씨(43)는 6·13지방선거 후보들이 지역 사회 맞춤 공약 마련에 귀 기울이는 노력이 아쉽다며 이같이 말했다. 호남은 이번 선거에서 어느 때보다 민주당의 약진이 예상되는 지역. 민심도 이번에야말로 낙후된 지역 사회를 발전시킬 기회라는 분위기다. 여당 후보들은 이를 의식해 공공기관과 사회간접자본(SOC) 유치 공약을 쏟아내지만 정작 주민들은 지역 맞춤형 공약에 더 신경 써달라고 입을 모았다.

○ 광주, 자동차-일자리 신성장동력 관심

전남, 전북은 고령화 비율이 각각 21.5%, 18.5%(2018년 3월 통계청 발표)로 전국 최고령 지역 1, 2위다. 반면 산업구조는 취약하고 지역경제는 낙후했다. “호남에서 돈 버는 사람은 장례식장 업주뿐이다. 병원은 적은데 정작 요양병원만 늘었다”는 자조가 많다. 민주당 이개호 의원은 “광주와 전남·전북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누가 뭐래도 ‘미래 성장동력 육성’이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절실한 지역 과제”라고 했다.

동아일보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울대 한규섭 교수 팀(폴랩·pollab)이 최근 4년간 언론 보도를 분석한 결과 광주의 신성장동력에 대한 갈망은 ‘청소년’(2위·1248회), ‘일자리’(5위·957회), ‘자동차’(8위·786회), ‘혁신도시’(742회) 등으로 표현됐다.

기아자동차 완성차 공장, 삼성전자 에어컨 공장은 광주 선거의 주요 이슈다. 광주에선 기아차 공장과 협력업체가 밀집한 광산구(57위)와 서구(60위)가 특히 자동차 이슈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자리’는 광주 동구(6위)와 북구(9위)가 높은 빈도였다. 다만 친환경 자동차 생산 산업 육성, 연간 생산량 100만 대 달성은 선거철마다 등장하는 구호지만 아직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다. 전기차, 수소차 확충을 언급하지만 인프라 구축에는 인색했다는 지적이 많다. ‘도시철도’(18위·660회), ‘2호선’(20위·556회) 등 SOC에 대한 관심도도 높다. 선관위 홈페이지의 ‘우리 동네 희망공약’ 광주 게시판에는 “마을 도서관, 횡단보도를 늘려 달라” “학교 화장실을 개선해 달라”는 목소리가 올라와 있다.

○ 혁신도시 이슈, 광주·전남북 관통 키워드

‘혁신도시’는 광주, 전남, 전북에서 모두 톱10 안에 들었다. 동일한 키워드로 세 지역 모두 10위권(전남 8위, 전북 9위, 광주 10위)에 든 것은 혁신도시가 유일했다. 혁신도시의 연관 검색어는 ‘이전 기관’ ‘채용’ ‘지역 인재’ ‘본사’ ‘채용’ 등으로 일자리와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

전남에서는 한국전력 본사가 입주한 광주·전남혁신도시가 ‘에너지 밸리’ 틀을 갖추고, 전북에서도 국민연금공단이 자리 잡고 지역인재 채용 비율도 점차 늘리고 있다. 한전에 대한 관심도 커 광주 550회(22위), 전남 2115회(12위)를 기록했다. 한국전력공사는 ‘공대’ ‘본사’ ‘투자유치’ ‘공과대학’ 등이 연관 검색어다.

이런 사정 속에 민주당 광주시장과 전남지사 후보는 물론이고 기초자치단체장 후보까지 서로 ‘한전 공대’를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큰 틀에서 한전과 정부 결정을 따르기로 한 사안이어서 “광주 전남 상생의 분위기를 깨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남에서는 ‘국비’(23위·1619회), ‘코레일’(36위·1169회)도 키워드다. 호남선 KTX 2단계 사업 조기 완공, 전라선 고속 전철화 추진 등은 여전히 관심이 높다.

‘조류독감’도 전북(3위·2764회)과 전남(4위·3812회)이 모두 높은 관심을 보인 이슈다. 전남 중에서도 구례, 장성, 곡성을 포함한 시군 12곳이 특히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조류독감의 연관 검색어는 ‘고병원성’ ‘농장’ ‘바이러스’ ‘농림축산식품부’다.

○ 군산-전주, ‘기업’ 일자리 경고등

전북에서는 ‘중소기업’이 13위(1482회), ‘기업’이 20위(1179회)를 기록했다. 전북 내에선 다른 시보다 전주(22위), 군산(24위), 익산(24위)이 기업 이슈에 더 높은 관심을 보였다. 두 지역 모두 일자리 위기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군산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철수에 이어 한국GM 군산공장도 폐쇄되면서 지역 경제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전주도 일자리 사정이 녹록지 않다. 탄소산업 육성에도 산업군 형성이 아직 더디고 서비스업에 의존도가 높아 인구 유출 부담이 크다. 대통령 공약이지만 법안 처리가 늦춰진 연기금전문대학원 신설, 중소기업연수원 유치 등 공공기관 유치도 주요 이슈다.

‘국가예산’(28위·933회), ‘코레일’(53위·634회) 등 SOC 확충 요구도 여전하다. 송모 씨는 선관위 희망공약 게시판에 “선거철만 되면 김제역 KTX 정차를 추진한다는 공약이 등장하지만 바뀌는 게 없다”며 불신을 드러냈다.

장관석 jks@donga.com·최고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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