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진입 문턱 확 낮춘 삼성전자株, ‘국민주’ 기대감 솔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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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대 액면 분할, 5월 4일 재상장

“삼성전자 주식이 5만 원대가 되면 조만간 10만 원까지도 오르지 않을까요. 일단 사두고 기다려볼까 합니다.”

50 대 1의 액면분할을 거쳐 다음 달 4일 재상장하는 삼성전자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인터넷 주식투자 카페 등에는 “몸값을 낮춘 삼성전자 주식을 더 오르기 전에 사야 한다”는 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도 액면분할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의 거래가 늘면서 주가도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액면분할은 기업 가치와는 무관하기 때문에 향후 실적 전망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 ‘황제주’에서 ‘국민주’로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식은 이달 30일부터 3영업일간의 거래정지를 거쳐 다음 달 4일 주당 5만3000원(27일 종가 기준)에 거래를 시작한다. 총 발행주식은 현재의 1억4645만 주에서 50배인 73억2295만 주로 늘어난다.

그동안 주당 250만 원을 훌쩍 뛰어넘은 삼성전자 주식은 일반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높았다. 삼성전자 주가는 2011년 100만 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1월 200만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11월엔 287만6000원까지 올라 300만 원 돌파를 눈앞에 두기도 했다.

큰손인 외국인과 기관투자가 중심의 ‘그들만의 리그’가 되면서 개인들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비중은 지난해 말 3%에 그쳤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배당을 꾸준히 늘려도 상장주식의 50% 이상을 보유한 외국인들의 배만 불린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액면분할로 개인투자자도 고배당 투자를 노릴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조8000억 원에 이어 올해부터 2020년까지 매년 9조6000억 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그동안 상승 랠리에서 소외됐던 개인투자자들은 발 빠르게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거래정지가 되기 전인 지난주(23∼27일)에만 개인투자자들은 1조32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1월 31일 액면분할 발표 이후 사들인 주식은 3조 원이 넘는다. 이 같은 개인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7.8% 올랐다.

○ 3분기 영업이익 16조 원 돌파 기대도 더해져

향후 삼성전자 주가 전망도 밝다. 그동안 액면분할로 몸집을 줄인 종목들은 거래량이 크게 늘면서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세를 보였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액면분할을 진행한 코스피 상장사 39곳 중 24곳이 향후 두 달간 거래량이 늘었다. 2015년 5월 10분의 1로 액면분할을 단행했던 아모레퍼시픽은 한 달 뒤 코스피 상승률을 평균 14% 웃돌았다.

삼성전자의 탄탄한 실적도 주가 상승 기대감에 힘을 보태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4∼6월) 영업이익 전망치는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15조809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3분기(7∼9월)에는 16조5085억 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6조 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지난해 12.95배에서 올해 8.80배로 낮아진 것도 매력적이다. PER가 낮다는 것은 실적에 비해 주식 가치가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액면분할 후 중장기적인 주가 흐름은 결국 실적에 좌우된다”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이 좋기 때문에 시세 차익이나 배당 수익을 노리는 개인들의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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