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김정은의 베이징 24시간 중 8시간 함께 지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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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시진핑 회담]中, 비공식 방문에 대대적 환대

習 “중국 자주 오시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펑리위안 여사가 27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내외와 오찬을 마친 뒤 손을 흔들며 환송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김정은과 부인 리설주가 손을 흔들어 
화답하고 있다. 사진 출처 조선중앙통신
習 “중국 자주 오시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펑리위안 여사가 27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내외와 오찬을 마친 뒤 손을 흔들며 환송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김정은과 부인 리설주가 손을 흔들어 화답하고 있다. 사진 출처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27일 오후 베이징(北京)의 영빈관 댜오위타이(釣魚臺) 양위안자이(養源齋)를 떠나기 전 작별인사차 악수를 하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손을 두 손으로 꼭 잡았다. 그러자 시 주석도 두 손으로 김 위원장의 손을 잡았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28일 김 위원장의 방중 소식을 전하면서 아쉬운 표정으로 맞잡은 양손을 한참 흔드는 두 정상의 모습을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부인 리설주와 함께 시 주석, 시 주석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인사를 나눈 뒤 검은색 특대형 메르세데스벤츠에 올랐다.

김 위원장과 리설주는 뒷좌석 창문을 내린 뒤 다시 손을 흔들며 시 주석 부부에게 작별 인사를 했고 시 주석 부부도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양위안자이는 청 건륭제 때인 1773년 건축돼 황제들이 나들이할 때 머물던 별궁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곳을 “김일성 동지가 중국의 선대 수령과 친선의 정을 두터이 한 유서 깊은 곳”이라고 보도했다. 시 주석도 “중-북 우의의 발전을 목격한 곳”이라며 “김 위원장이 리설주 여사와 자주 중국에 와 돌아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형식상 ‘비공식 방문’이었지만 시 주석이 제공한 의전은 파격적인 국빈급이었다.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이날 양위안자이에서 오찬을 했다. 이날 오전 11시(현지 시간)부터 김 위원장의 동선에 포함된 도로들이 통제와 해제를 반복하다 2시 반경 완전히 통제됐다. 이는 두 정상 간 오찬이 예상보다 길어져 ‘2시간 이상’ 이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전날인 26일에도 오후 4시 반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도착한 뒤 오후 10시 10분에야 떠났다. 베이징 방문 첫날 환영의식, 정상회담, 만찬, 공연 관람까지 5시간 40분 동안 시 주석과 함께한 것이다. 여기에 27일 오찬 시간(최소 2시간)을 더하면 불과 24시간밖에 안 되는 김 위원장의 베이징 체류 시간의 거의 3분의 1(최소 7시간 40분)을 시 주석과 함께 보냈고, 세 끼 식사 중 두 끼를 같이한 것이다.

26일 정상회담 뒤 환영만찬은 인민대회당에서 가장 화려한 내부 장식으로 유명한 진써다팅(金色大廳)에서 열렸다. 이 만찬에 공식 서열 2위인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시 주석의 오른팔로 실질적 2인자인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이 참석해 최룡해 북한 조직지도부장을 사이에 두고 앉았다. 정상회담에 배석한 서열 5위 왕후닝(王滬寧) 당 중앙서기처 서기 등 상무위원(최고지도부) 7명 가운데 3명이 출동했다. 여기에 정상회담에 배석한 딩쉐샹(丁薛祥) 당 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楊潔篪) 정치국 위원, 황쿤밍(黃坤明) 공산당 중앙선전부장, 궈성쿤(郭聲琨) 중앙정법위 서기,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서기까지 상무위원을 제외한 18명의 정치국 위원 중 5명이 만찬에 참석했다.

시 주석은 만찬 축사에서 “대지에 봄이 오고 만물이 소생하는 아름다운 시절”이라고 했고, 김 위원장은 “기쁨이 가득 차고 희망적인 신춘(新春)”이라고 했다. 두 정상 다 봄을 거론하면서 북-중 관계 개선에 한목소리를 낸 것이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을 “총서기 동지”,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을 “위원장 동지”라 불렀다.

정상회담에 상무위원 서열 5위인 왕 서기가 배석한 것도 파격적 환대다. 그동안 중국은 정상회담에 상무위원이 배석하지 않아 왔다. 지난해 11월 방중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때 서열 4위 왕양(王洋) 상무위원이 배석했던 게 유일하다. 왕 서기는 김 위원장이 이날 베이징에 도착했을 때 직접 영접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도착 때 정치국 위원인 양제츠가 나갔던 것에 비해 격이 높다.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 때는 차관보급인 쿵쉬안유(孔鉉佑)가 나왔다. 25일 김 위원장이 탄 ‘1호열차’가 북-중 접경지역 단둥(丹東)에 도착했을 때는 쑹타오(宋濤) 대외연락부장이 영접했다. 김 위원장을 배려해 중국 측 배석자의 이름과 직책을 한자어 그대로 표기한 것도 눈에 띄었다. 왕후닝을 왕호녕으로 적는 식이다.

金, 1호열차에서 中간부 접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왼쪽)이 ‘특별열차’ 내부로 추정되는 곳에서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오른쪽)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출처 조선중앙통신
金, 1호열차에서 中간부 접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왼쪽)이 ‘특별열차’ 내부로 추정되는 곳에서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오른쪽)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출처 조선중앙통신
왕 서기와 딩쉐샹 주임은 27일 김 위원장이 중관춘(中關村)의 중국과학원 문헌정보센터 방문에도 동행했다. CCTV는 김 위원장이 “중국이 과학기술 발전 혁신 분야에서 얻는 성과에 탄복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방명록에 “위대한 린방(이웃)인 중국의 강대함을 알 수 있다. 중국 공산당의 현명한 영도(지도)하에 훌륭한 과학의 성과를 달성하게 될 것”이라고 썼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시진핑#김정은#북한#중국#북중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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