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평창 이후 남북화해 가능성 희박”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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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평창 대화]“北 순수한 마음으로 평창 온것 아냐
비핵화 외면땐 국제압박 더 세질것”
평창을 “평양” 말했다가 정정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사진)은 25일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형성된 남북 대화 기조와 관련해 “올림픽이 끝난 뒤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태도에 따라 (오히려)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은 더 강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국 특파원 출신 언론인들의 모임인 한미클럽 주최 ‘평창 올림픽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올림픽 후 남북 회담이) 이어지지 않을 경우 다시 여러 문제가 생기고 북한이 오판하거나 오기로 도발할 경우에 여러 국제사회 반응이 초래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반 전 총장은 김정은이 신년사 이후 줄곧 유화적 제스처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 “과거 북한은 어려울 때 늘 평화의 제스처를 취했다”며 “여러 상황으로 보면 평창 이후 곧바로 어떤 화해 무드나 이런 것이 그대로 잘 이어질 가능성이 썩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창(올림픽)이 끝나면 당연히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의 합의대로) 남북 군사당국 간 회담이 이어져야 한다. 진정한 의미의 비핵화를 위한 회담으로 실질적 협의를 해나가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만 생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북한이 올림픽 개막일 전날로 건군절을 옮기고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가 대대적으로 (북한 참여를) 환영하고 환대했는데 그 답이 인민군 창군 기념일에 열병식을 하겠다는 것이니 심상치 않다”고 경계했다.

평창 올림픽이 북한의 선전장이 될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최근 미국 정치권에서 이와 관련한 우려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 “미국이나 이런 데서 (평창 올림픽이나 남북 대화 기조에 대해) 약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것 같고 좀 걱정스럽다. 우리가 이제는 북한에 대해 좀 의연하고 당당하게 하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연설 도중 “북한이 순수한 마음으로 평양에 왔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가 직후 ‘평양’을 ‘평창’으로 고쳐 말했다. 그의 ‘말실수’에 청중 사이에서 웃음이 터지자 “요새 언론에 (평양 올림픽 얘기가) 많이 나오다 보니, 양해해 달라”고 했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신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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