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오래간만입니다” 北 “반갑습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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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반 판문점 통화… 20분 점검
北 6시경 다시 전화해 “오늘은 마감”

3일 오후 3시 반경. 전화벨이 울렸다. 남측 연락관이 먼저 수화기를 들고 “○○○입니다”라고 말하자 북측에서도 통성명을 했다. 이어 남측에서 “오래간만입니다”라고 하자 북측 연락관은 “반갑습니다”라고 화답했다. 1년 11개월 만에 남북 간 직통전화가 복원되는 순간이었다.

오랜만에 함께 수화기를 든 남북 연락관은 주로 통신선을 점검하며 20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판문점 평화의집 내 연락사무소에 설치된 전화기는 녹색과 붉은색 두 대. 한 대가 마비될 경우를 대비한 것이다. 남측은 주로 녹색 전화기로 북측에 전화를 걸고, 붉은색 전화기로 북측의 전화를 받지만 반대로 할 경우도 있어서 딱히 구분은 없다. 이날은 녹색 전화기로 북측의 전화를 받았다. 북측 연락사무소는 판문점 내 통일각에 있다.

이 채널은 2016년 2월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남북 연락선이 끊기기 전에도 사용됐던 직통전화다. 오랜만에 사용했지만 이날 통화에서 목소리를 방해하는 잡음은 거의 없었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남북 간 연락이 단절된 뒤에도 통일부 소속 연락관(사무관급)들은 2교대로 평일 오전 9시, 오후 4시 근무 개시와 종료를 알리려 북측에 전화를 걸었지만 응답은 없었다. 우리 측은 이날 첫 번째 접촉을 마치며 “더 할 얘기가 있으면 전화를 달라”고 한 뒤 기다렸다. 북측은 오후 6시 7분경 전화를 걸어와 “오늘은 마감하자”고 밝혔다. 이에 첫날 남북 접촉은 2시간 37분 만에 마감됐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남북대화#판문점#통화#북한#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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