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자녀는 고급인재”… 교육 지원 늘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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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이중언어 인재 DB 확대
교육부, 영재교육 참여 대학 늘려

러시아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파나마료브 다니엘 씨(22)는 어릴 적 옥탑방에 사는 형편이라 학원에 갈 엄두를 못 냈다. 성적도 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중학교 시절 ‘LG와 함께하는 사랑의 다문화학교’에 참여한 뒤 삶의 태도가 달라졌다. 평소 접하지 못한 대학 교수진의 수업과 대학생 멘토의 조언은 입시 준비에 큰 도움이 됐다. 현재 연세대 노어노문학과 학생이자 해병대 입대를 앞둔 학군사관후보생(ROTC)인 다니엘 씨는 “러시아에 진출할 연예기획사의 일원이 되는 게 꿈”이라고 했다.

LG는 2011년부터 부모 나라의 현지어와 한국어 등 이중 언어에 소질을 보이고 과학 분야에서 재능을 드러낸 다문화 청소년에게 2년 동안 한국외국어대, KAIST 교수진의 교육을 받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제 과학 엑스포 수상자, 명문대 입학생 등 수료생 250명을 배출했고 온라인과정 수강생은 800명이 넘었다.

이 같은 다문화 영재 양성 사업은 지금껏 기업이 주로 담당해 왔지만, 내년부턴 정부의 관련 정책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우리 사회에서 지도층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고급 인력을 적극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다문화 자녀의 대학 진학률이 2012년 53.3%에서 2015년 68.1%로 상승하는 등 향학열이 대단하고, 베트남 등 신흥공업국과의 교류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가부는 ‘다문화 이중 언어 인재 데이터베이스(DB)’ 등록자를 현행 369명에서 1000명 이상으로 대폭 늘릴 예정이다. 교육부도 다문화 학생에게 영재교육을 지원하는 ‘글로벌브릿지’ 사업 참여 대학을 확대한다. 이 같은 내용은 2개월 뒤 국무총리 산하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를 거쳐 ‘제3차 다문화가족정책 5개년(2018∼2022년) 기본계획’에 반영될 예정이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다문화자녀#고급인재#교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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