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군인인데… 아들 시중, 가장 견디기 어려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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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공관병 “박찬주 사령관 뻔뻔한 해명 도저히 못참아” 언론 인터뷰

“(박찬주 사령관이) 의혹이 폭로된 뒤에도 뻔뻔하게 아닌 척 해명하는 것을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용기를 냈습니다.”

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관(59·대장)의 관사에서 1년간 공관병으로 근무한 A 씨는 4일 언론 인터뷰에 나선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A 씨는 “저는 박 사령관의 부인이 사적으로 부리는 하인이었다. 당시의 악몽 같은 군 생활은 제대 이후에도 계속 상처로 남았지만 상대가 육군 최고위 장성이라 속으로 삭여야만 했다”고 말했다.

A 씨는 이날 인터뷰에서 “박 사령관의 부인은 분노조절장애가 있다고 느낄 정도로 화를 잘 냈다”며 “비슷한 또래의 사병이던 박 사령관의 아들이 휴가를 나와 관사에 왔을 때 몸종처럼 시중을 든 순간이 가장 견디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A 씨는 박 사령관 부인의 지시로 끼니때마다 아들 밥상을 차려주고 속옷 빨래까지 해줬다고 했다. 아들이 공관으로 친구들을 초대하면 바비큐 파티를 할 수 있도록 각종 장비와 식재료를 준비했고, 파티가 끝나면 설거지 등 뒷정리도 했다. 이튿날에는 해장용 아침까지 차려줬다. A 씨는 “박 사령관 부인이 ‘아들을 제대로 챙겨주지 않았다’며 폭언을 퍼부어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관 조리병이 박 사령관 부인의 구박에 못 이겨 자살하려 한 정황도 증언했다. A 씨는 “관사를 옮기는 과정에서 고기 굽는 불판이 사라지자 박 사령관 부인이 조리병에게 ‘무조건 찾아내라’며 몰아붙였다고 들었다”며 “조리병이 창고를 다 뒤져도 불판을 찾지 못해 박 사령관 부인에게 심한 모욕을 받고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공관병들은 부모 등 가족 면회까지 제한을 받았다고 한다. 관사에서 시중드는 공관병이 면회나 외출 등으로 자리를 비우는 것을 싫어했다는 얘기다. A 씨는 “공관병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땐 하도 눈치가 보여서 부모님이 면회 오셨다는 말조차 하지 못했다”며 “몇 개월이 지나 면회 오신 부모님을 뵈러 가보겠다고 하자 눈치를 주고 막말을 했다”고 말했다. 박 사령관 부인의 폭언과 폭력은 일상적이었다고 한다. A 씨는 “공관에 냉장고가 10대 정도 있었는데 과일이 너무 많아 일부가 썩으면 박 사령관 부인이 폭언을 하면서 과일을 집어던졌다”며 “날아온 썩은 과일에 맞은 군복 상의에 곰팡이가 퍼져 파랗게 물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공관병#박찬주#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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