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한 해외 누리꾼이 올린 동영상이다. 영상 속 제조자는 음료수 캔과 본드 등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캔 폭탄을 만든다. 탁구공을 작게 자른 뒤 폭탄 안에 넣어 ‘살상력’을 높이는 방법까지 소개한다. 이슬람국가(IS)의 테러에 쓰이는 사제 폭탄 제조 방식과 비슷하다. 영상을 찾아본 누리꾼들은 “재밌다” “멋지다”는 댓글을 달았다. 이 영상의 조회 수는 지금까지 50만 건을 훌쩍 넘었다.
이처럼 마음만 먹으면 인터넷 사이트에서 사제 폭탄 제조법을 쉽게 찾을 수 있다. 13일 연세대에서 발견된 ‘텀블러 폭탄’도 캔 폭탄과 제조법이 거의 같다. 캔 폭탄, 텀블러 폭탄보다 어려운 시한폭탄 만드는 법을 소개하는 영상도 있다. 해당 동영상에서 제조자는 건전지와 소형모터, 성냥개비 등으로 “시한폭탄을 쉽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유튜브나 구글에서 ‘사제폭탄 제조법’ ‘make bomb’이라고 검색만 해도 쉽게 사제 폭탄 제조법을 찾을 수 있다. 공개된 영상이라 별도 제재 없이 누구나 볼 수 있다. 2014년 재미교포 신은미 씨(56)의 토크콘서트에서 사제 폭발물을 터뜨린 오모 씨(당시 19세)도 인터넷에서 제조법을 확인했다.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사제 폭탄 제조법을 인터넷에 올리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영상이 해외 사이트에 게시된 탓에 한국 경찰이 단속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만종 한국테러학회장(호원대 법경찰학부 교수)은 “파키스탄의 한 업체가 한국에 있는 나에게 사제 폭탄을 100달러에 판매하겠다는 e메일을 보낸 적이 있다”며 “제조법뿐 아니라 밀수를 통해 사제 폭탄을 구하는 방법까지 퍼져 있는 만큼 테러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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