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폭로한 ‘접시꽃 당신’ 시인 “문화예술인들 지원하되 간섭 안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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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내각 인선]도종환 문체부장관 후보자

여의도서 내각으로 30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더불어민주당 의원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변영욱 cut@donga.com
여의도서 내각으로 30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더불어민주당 의원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변영욱 cut@donga.com
30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지명된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시집 ‘접시꽃 당신’으로 유명한 시인이다. 1977년부터 충북 청주시에서 교편을 잡았지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활동을 하다 1989년 해직됐다가 복직된 경력이 있다.

도 후보자는 2012년 19대 총선에서 당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고, 20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청주시 흥덕구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도 후보자는 그동안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중심으로 의정 활동을 펼쳤다. 20대 국회에서는 교문위 민주당 간사로서 국정 교과서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특히 2015년 국정감사에서 처음으로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을 제기해 주목을 받았다. 도 후보자는 이날 지명 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최순실 게이트에서 밝혀졌듯 문화를 사인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시킨 모든 문제의 중심에 문체부가 있었다”며 “블랙리스트와 최순실 게이트로 무너진 조직의 쇄신을 통해 잘못된 정책과 시스템을 바로 세우고 책임을 묻고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문화예술인들은 감시받지 않을 권리, 검열받지 않을 권리, 차별받지 않을 권리, 배제되지 않을 권리가 있다”며 “저도 블랙리스트였다.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팔 길이 원칙(arm‘s length principle)’으로 돌아가 다시는 블랙리스트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블랙리스트 사태로 홍역을 치른 문체부는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지만 문화예술계는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김미도 블랙리스트 검열백서위원장은 “블랙리스트 실행 과정에서 왜곡되고 변질된 문화정책과 지원 제도들을 조속히 바로잡는 데 총력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출판인회의 강맑실 회장도 “출판계에선 시인 출신 문체부 장관이 나왔다는 점만으로도 대환영”이라고 전했다. 조남규 한국무용협회 이사장은 “순수예술 분야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공평한 정책을 펼치고, 예술 현장을 자주 찾는 장관이 돼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도종환 △충북 청주(63) △충북대 국어교육과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제1심의위원장 △19, 20대 국회의원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

박성진 psjin@donga.com·김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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