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곡 ‘그대에게’ 사용권 싸고 국민의당-민주당 사이 날선 공방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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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 文후보에 헌정한 곡… 유족, 법안 앞장 安후보에 사용권
安측 “무단사용 해명-사과해야”… 文측 “유족 요청 따라 현재 삭제”

2014년 별세한 가수 신해철. 동아일보DB
2014년 별세한 가수 신해철. 동아일보DB
가수 신해철(1968∼2014)의 노래 ‘그대에게’의 사용권을 둘러싸고 논쟁이 불거졌다.

국민의당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유튜브 공식 채널에 신해철님의 곡 ‘그대에게’를 지속적으로 무단 사용하여 유가족에게 큰 상처를 입히고 있다”며 “책임자인 문 후보가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전했다”고 6일 밝혔다.

문 후보 측 권혁기 수석부대변인은 이에 대해 “‘그대에게’는 신 씨가 2012년 대선 당시 직접 편곡, 녹음해 문 후보에게 선거 유세곡으로 헌정한 곡”이라며 “국민의당이 이 노래를 공식 로고송으로 선정하기 전에 썼던, 민주당이 만든 동영상이 한때 유튜브에 공개됐던 것이며 권리를 침해할 의도가 없었고, 유가족 요청으로 해당 콘텐츠를 삭제했다”고 해명했다. 국민의당 중앙선대위 김유정 대변인은 이에 대해 “문 후보 측이 적반하장식으로 책임을 회피했다”고 논평했다.

국민의당은 지난달부터 유족의 동의를 받아 신 씨의 노래 ‘그대에게’ ‘민물장어의 꿈’을 선거 로고송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른바 신해철법(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법) 발의에 안 후보와 당이 앞장선 것이 계기가 됐다. 신 씨는 생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 후보를 공개 지지했었다.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신해철법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고인의 노래가 안 후보 쪽에 간 것은 난센스’라는 의견도 나왔다.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에서는 ‘그대에게’가 문 후보 유세현장 인근에서 울려 퍼지는 미묘한 상황이 연출될 뻔했다. 이날은 신 씨의 생일이었다. 신 씨가 이끈 밴드 넥스트의 전 멤버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부 팬들로부터 ‘그대에게는 문 후보에게 갔어야 하는 곡이다. 신 씨의 생일을 맞아 홍대 앞에서 이 곡을 연주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문 후보가 마침 프리허그 행사를 위해 홍대 앞을 찾을 예정이어서 동선이 겹치면 선거법 위반 등 여러 문제가 불거질 것 같아 고민 끝에 길거리 공연 계획을 접었다. 홍대 앞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하는 페이스북 라이브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같은 날에는 넥스트 멤버들이 페이스북 라이브 기능을 통해 고인의 곡들을 연주하는 영상을 팬들에게 생중계했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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