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 뚜렷한 ‘여의도 까칠남’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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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대선후보 유승민]‘개혁보수 아이콘’ 유승민은 누구
KDI 연구원때 이회창이 발탁… 박근혜 비서실장 지낸 ‘원조 친박’
원내대표때 박근혜 前대통령과 충돌 ‘배신자’ 낙인… 정치 역경이 대선주자로 끌어올려

“아버지는 선이 굵고 술도 좋아하시고 호방하다면, 나는 정책에 관심이 많아 아버지와 정치하는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

바른정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유승민 의원(59)은 사석에서 아버지인 고 유수호 전 의원과 자신을 비교해 이렇게 자주 말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경제 전문가’이자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8년간 활동한 ‘안보 전문가’임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운다. 숫자 하나까지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공약이 없다.

유 의원은 대구 경북고, 서울대 경제학과 등 엘리트 코스를 밟은 4선 의원이다. KDI 연구원이던 그를 2000년에 정치로 이끈 사람은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였다. 유 의원은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으로 발탁돼 2002년 대선에서 이 전 총재를 도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는 ‘질긴 인연’이다. 유 의원은 2005년 당시 박근혜 당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원조 친박(친박근혜)’이었다. 하지만 2015년 이른바 ‘국회법 파동’을 계기로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힌 뒤 원내대표직에서 쫓겨났고, 지난해 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당선되는 풍파를 겪었다. 정치적 역경이 그를 대선 주자 반열에 끌어올렸지만 ‘배신자’ 프레임에 발목을 잡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 의원은 이날 “박 전 대통령과 진박(진짜 친박)들이 씌워놓은 올가미가 너무 질기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유 의원은 ‘유승민식 정치’의 신호탄인 2011년 전당대회 출마 선언문과 야당의 박수를 이끌어낸 2015년 교섭단체 대표연설 등을 통해 ‘개혁 보수’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이번 대선에서도 증세를 통해 복지 수준을 올리는 ‘중(中)부담-중복지’ 등 개혁적인 공약을 내놓았다.

그는 여의도에서 ‘까칠남’으로 통한다. 원칙을 세우면 좀처럼 굽히지 않는 데다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리는 꼬장꼬장함이 몸에 배어 있어서다. 세(勢)가 약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이번 경선에서 캠프에 당내 40, 50대 ‘젊은 피’가 대거 합류했다. 김세연 김영우 이학재 이혜훈 박인숙 오신환 유의동 홍철호 지상욱 의원과 진수희 조해진 구상찬 권은희 김희국 민현주 신성범 이종훈 전 의원 등이 유 의원을 돕는 지지그룹이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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