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내쉬며 초조… 최순실 재판내내 침묵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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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前대통령 소환조사]박근혜 소환날 법정 나온 최순실
판사 질문에 고개 가로젓기만… 최순실-안종범-정호성 檢소환 불응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 청사에서 한창 조사를 받고 있던 21일 오후 2시 10분 서울법원종합청사 417호 법정. 최순실 씨(61·구속 기소)가 수의 차림으로 법정에 들어섰다.

재판부를 향해 가볍게 목례를 하고 피고인석에 앉은 최 씨는 1시간 반 동안 이어진 재판 내내 무거운 표정이었다. 최 씨는 종종 한숨을 내쉬거나, 손에 쥐고 있던 펜을 만지작거리며 초조한 모습을 보였다.

최 씨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의 공판이 열린 법원 청사는 서울중앙지검 청사와는 불과 200여 m 떨어져 있다. 가까운 곳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박 전 대통령 걱정 때문인지, 최 씨는 재판이 끝날 때까지 단 한 차례도 공개발언을 하지 않고 입이 없는 사람처럼 침묵을 지켰다.

재판장이 “증인(김인회 KT 부사장)에게 직접 질문하겠느냐”고 물었지만 최 씨는 그저 고개를 가로저었다. 김 부사장이 박 전 대통령과 황창규 KT 회장(64)의 독대 및 KT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과정 등을 증언하는 동안 최 씨는 조용히 듣기만 했다.

이날 재판이 끝난 뒤 최 씨의 변호인 최광휴 변호사는 “최 씨도 뉴스를 통해서 (박 전 대통령 검찰 소환) 내용을 알고 있다”며 “(박 전 대통령 조사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 씨는 재판 도중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행여 자신의 발언이 밖에 알려져 박 전 대통령 수사에 악영향을 미칠까 걱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한 10일, 최 씨는 재판 도중 변호인의 스마트폰을 통해 뉴스를 접하고 휴정 시간에 대성통곡을 한 바 있다.

한편 21일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최 씨와 안 전 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8·구속 기소)을 소환했지만 세 사람은 모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불응했다고 밝혔다. 최 씨 측은 검찰 소환에 불응하면서 “몸도 안 좋고 재판도 계속 받고 있는 상황이라 쉬고 싶다”는 이유를 든 것으로 알려졌다.

권오혁 hyuk@donga.com·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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