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태블릿PC 증거능력 공방 대비… “최순실 동선과 PC위치 일치” 쐐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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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가결 이후/檢, 최종 수사결과 발표]獨 체류중 외교부 안내문자 수신
제주도 방문때도 사용한 흔적… 자기것 아니라는 최순실씨 주장 반박

 최순실 씨 국정 농단의 핵심 증거인 태블릿PC의 주인이 최 씨라는 사실을 검찰이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은 이날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독일 현지 연설인 드레스덴 연설문 등이 담겼던 태블릿PC가 최 씨 소유라는 근거로 태블릿PC의 위치와 최 씨 행선지가 일치한다는 점을 들었다. 최 씨가 독일에 체류했던 2012년 7월 14일부터 29일까지, 2013년 7월 27일부터 8월 7일까지 태블릿PC도 독일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이 기간에 태블릿PC는 이동통신업체에서 보낸 독일 내 로밍 요금 안내 메시지나 외교부가 보낸 영사콜센터 안내 문자메시지 등을 수신했다.

 검찰은 또 2012년 7월 15일 누군가가 태블릿PC를 통해 최 씨의 사무실 직원에게 ‘잘 도착했어. 다음 주초에 이 팀이랑 빨리 시작해’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신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 문자메시지는 맥락상 최 씨가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최 씨가 2012년 8월 14일부터 16일까지 제주도를 방문했을 때 조카 장시호 씨(구속 기소)가 보유한 서귀포 빌라 주변에서 태블릿PC가 사용된 흔적도 포착됐다. 이 외에 태블릿PC에 담긴 수십 장의 사진은 소유주가 최 씨라는 것을 뒷받침한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태블릿PC가 자기 소유가 아니고 태블릿PC를 쓸 줄도 모른다고 강변해 온 최 씨의 주장은 거짓말로 드러났다. 7일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나가 “최 씨는 태블릿PC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진술한 고영태 씨의 증언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이 수사 증거물의 소유자가 누구인지를 자세히 브리핑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법조계에서는 향후 박 대통령 및 최 씨의 재판에서 태블릿PC의 증거능력을 두고 법적 다툼이 벌어질 경우에 대비해 사전 대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이고 최 씨 변호인이 향후 재판에서 할 주장에 대비해 미리 김을 빼놓으려는 작전이라는 것이다.

 검찰은 향후 재판에서 디지털 증거가 오염되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태블릿PC는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것이 아니라 취재 과정에서 이를 입수한 JTBC가 제공한 증거물이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 측 변호인은 태블릿PC가 검찰로 오는 과정에서 각종 파일이 수정됐거나 삭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할 여지를 열어놓고 있다. 태블릿PC가 유출 과정에서 조작돼 증거로 채택할 수 없다고 재판에서 주장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최 씨 변호인 측은 태블릿PC가 어떤 과정을 통해 JTBC로 흘러갔는지 논란을 삼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최 씨 측은 독과수(毒果樹) 이론을 내세우며 JTBC가 적법하게 태블릿PC를 얻은 것인지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과수 이론이란 불법적 방법으로 수집된 자료는 수사와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될 수 없다는 법리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JTBC 기자가 10월 18일과 20일 최 씨가 떠난 이후 빈 사무실로 남아 있던 서울 강남구 신사동 더블루케이에 와서 건물관리인의 협조를 받아 더블루케이 이사였던 고영태 씨의 빈 책상에 들어 있던 태블릿PC를 입수해 보도했고, 검찰은 태블릿PC를 같은 달 24일 JTBC에서 제출받았다고 이날 밝혔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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