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 “오로지 승리만 떠올려”… 긍정의 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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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2016 리우올림픽]리우의 별들 ‘강철 멘털’ 비결은
금메달 딴 모습 반복해 상상하고 운동 처음 시작했을때 초심 되새겨

‘여자 펠프스’로 불리는 미국 여자 수영 선수 케이티 러데키(19)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경기를 앞둔 8일(현지 시간) 평소보다 1시간 반 빠른 오전 8시 반에 눈을 떴다. 침대에 앉아 전날 자유형 4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자신의 모습을 머릿속에 반복해 떠올렸다. 러데키는 다음 날 자유형 200m 예선에서 1위를 차지하고 10일 결선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과거 성공 경험을 불러내 자신감을 극대화하는 방법은 심리적 스트레스와 육체적 피로를 줄여 준다. 이번 올림픽에서 탁월한 성과를 낸 월드 스타들은 이렇게 마음을 다스렸다. 러데키를 비롯해 리우에서 메달을 가장 많이 딴 세계 선수 10명은 ‘결과를 상상하지 않고 운동 과정에 집중하기’와 ‘운동을 시작할 때의 초심(初心) 떠올리기’도 멘털 갑(甲)이 된 비결로 꼽았다.

남자 육상 3관왕인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30)도 긍정적 이미지를 계속 떠올렸다. 그는 CNN 인터뷰에서 “항상 긍정적으로, 오로지 승리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자기 암시는 ‘셀프 토크(혼잣말)’로도 가능하다. 한국 펜싱 국가대표 박상영(21)은 10일 결승전 3라운드가 시작되기 전 ‘할 수 있다’는 혼잣말을 반복해 대역전에 성공했다.

목표는 모호하게 둔 채 ‘루틴(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습관)’을 따르는 데만 집중하는 것도 이들의 비결이다. 미국의 여자 체조선수 시몬 바일스(19)는 새해가 되면 목표를 꼼꼼히 적는 게 습관이었다. 하지만 올 초에는 목표를 아주 모호하게만 썼다. 결과에 집착하지 않기 위해서다. 바일스는 4관왕을 달성한 뒤 “연습한 대로만 하려 했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런던 올림픽 때 부진했다가 이번에 금메달을 3개나 거머쥔 헝가리 수영 선수 호수 커틴커(27)도 “4년 전엔 ‘메달을 못 따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에 많이 긴장했는데 이번엔 메달 색깔을 의식하지 않고 연습 때처럼만 했다”고 전했다.

자신이 왜 운동을 시작했는지 과거 결심을 되새겨 우승을 이끌어 낸 선수도 있다. 수영에서 흑인 여성 최초로 금메달을 딴 미국의 시몬 매뉴얼(20)은 ‘흑인은 수영을 못 한다’는 편견을 깨겠다는 각오로 운동을 시작했다.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라는 성적으로 뜻을 이룬 매뉴얼은 “이 메달은 나뿐만 아니라 내게 영감을 준 모든 흑인을 위한 것”이라고 밝혀 감동을 주었다.

코치들은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선수를 믿고 경기를 즐기도록 배려한 것이 주효했다. 바일스의 코치도 자유방임형이었다. 미국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31)의 코치 밥 보먼은 “올림픽 일주일 전만 해도 펠프스의 기록이 안 좋았지만 그냥 믿고 놔뒀다”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올림픽#리우#볼트#강철 멘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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