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크루즈 ‘뿌리깊은 악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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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자” “바람둥이” 경선 내내 진흙탕 싸움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2위였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사진)이 20일(현지 시간) 전당대회 찬조연설자로 나서 도널드 트럼프 지지를 사실상 거부한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이날 아침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조간신문들은 “(크루즈가) 마침내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공개 지지할 것인가, 아니면 2020년 대선을 향한 자신의 레이스를 시작할 것인가”라며 관심을 보였다.

둘의 앙숙 관계는 뿌리가 깊다. 경선 기간 내내 트럼프는 크루즈를 “거짓말쟁이”나 “정신병 환자”라고 불렀다. 이에 맞서 크루즈도 트럼프를 향해 “연쇄 바람둥이” “병적인 거짓말쟁이”라고 인신공격을 퍼부었다. 경선이 격화하면서 상대 가족까지 진흙탕 싸움에 끌어들이며 서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크루즈를 지지하는 정치활동위원회(슈퍼팩)가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가 모델로 활동하던 시절 찍은 누드 사진을 선거전에 사용한 것이 절정이었다. 이에 트럼프는 “크루즈 부인인 하이디의 비밀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 트럼프는 크루즈의 부친(라파엘 크루즈)이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사건과 연루됐다는 얘기까지 했다. 이런 주장에 크루즈는 “쓰레기”라며 분노했다.

미 공영라디오 방송 NPR는 20일 “크루즈의 연설은 ‘트럼프가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에 패배할 가능성이 크고, 그렇다면 2020년 대선엔 다시 내가 나서야 한다’는 점을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발표한 셈”이라고 풀이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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