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희망이다]우리 무대는 세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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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드림]<1부> 글로벌 챌린지의 현장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400점 만점에 155점을 받은, 한국의 ‘문제아’였던 저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기회를 잡았습니다.”(이종덕 씨·회계사·37) 많은 청년들에게 한국은 답답한 나라다.

대입 시험 한 번에 인생이 결정되고, 실패한 이의 ‘패자부활전’이 쉽지 않다. 10여 년 전 한국에서 좌절하고 “영어를 못합니다(I can‘t speak English)”라는 문장만 외워 미국 땅에 온 이 씨는 여기서 벤처 기업가 등을 돕는 회계사의 꿈을 이뤘다.

울산의 대학생 최윤석 씨(25)는 올해 2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아이디어 하나만 갖고 실리콘밸리에 왔다. 벤처기업 ‘메탈헤드’를 창업한 그는 “한국에서는 투자자나 다른 개발자와 아이디어를 토론할 기회가 없었는데 여기서는 업계 고수도 만나자고 하면 선뜻 만나준다”며 기뻐했다.

‘한국은 비좁다’며 과감하게 세계무대로 진출하는 청년이 늘고 있다. 그중에서도 세계 스타트업의 메카인 미국 실리콘밸리는 풍부한 자본과 일자리로 청년들을 끌어들인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남단에서 새너제이까지, 제주도 2배 넓이인 실리콘밸리(3884km²)의 벤처기업들에 투자된 금액만 지난해 273억 달러(약 32조 원). 정보기술(IT) 인재는 늘 부족하고 실업률은 4.3%로 완전고용에 가깝다. 괴짜들을 내치기보다 환영하는 이곳에선 방금 창업한 스타트업도 언젠가 ‘스타 기업’이 되리라는 꿈을 꾼다. 실제로 멀리는 인텔, 야후, 애플부터 최근엔 구글, 페이스북까지 이곳에서 창업해 세계 IT 시장을 지배하는 거대 기업으로 자랐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의 ‘본령’인 스타트업 창업이나 IT 취업 분야에서 한국의 비중은 여전히 작다.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스타트업은 60여 곳으로, 전체 2만3000곳의 0.3%에 불과하다. 실리콘밸리가 한국 청년들의 더 많은 도전을 기다리는 이유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는 지난달 29일 실리콘밸리에 청년드림캠프를 개설해 KOTRA 및 글로벌혁신센터(KIC)와 함께 한국 청년들의 실리콘밸리 도전을 지원한다. 미국 뉴욕, 중국 베이징, 일본 도쿄 캠프를 중심으로 해외 각지에서 젊은이들의 취업과 창업을 지원하는 사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한다.

4·13총선을 앞두고 선거운동이 본격화됐지만 한국 경제는 우울하기만 하다. 성장률이 떨어지고 청년실업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다. 동아일보는 청년들과 함께 새로운 희망을 찾아가는 대장정을 시작한다. 국내외에서 청년들이 일자리를 잡을 기회를 늘리고, 숨은 강소기업들과 청년들을 이어주며,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나쁜 규제와 관행들을 고치는 데 앞장설 것이다.

새너제이=박형준 lovesong@donga.com /샌프란시스코=박재명 기자
#미국#실리콘밸리#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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