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부른 해물탕” 김인식 감독 3일 내내 먹고 또 먹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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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같았던 한일전 뒷이야기
선수들 “파티는 우승뒤” 경기후 숙소로… 일부 어제 휴식도 반납하고 특타 훈련
日 감독 “충격 커서 잠을 못잤다” … 에이스 오타니 “한국, 끈질기고 강해”

‘9회의 기적’은 ‘8회의 기적’보다 짜릿했다.

지금까지 회자되는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일전 8회초 이승엽의 2점 홈런이 2015년 더 짜릿한 9회초 이대호의 2타점 적시타로 ‘업그레이드’됐다. 칭찬에 인색한 김인식 감독도 “2006년 일본전 승리도 기쁘고 좋았지만 오늘은 더욱 극적인 승리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 “오타니 내려갔을 때? 속이 시원했어”

한국은 19일 일본 선발 오타니 쇼헤이와의 재대결에서 1안타 11삼진으로 완패했다. 하지만 결과는 4-3 승리. 오타니가 더 던졌다면 결과가 어찌 됐을지 모른다. 김 감독은 “만약 일본이 3-0이 아니라 1-0으로 앞서고 있었다면 어제와 같은 투수 운용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3점 차였기 때문에 노리모토 다카히로가 나왔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3점 차 리드에 안주했던 고쿠보 히로키 감독이 여유를 부릴 때 김 감독은 역전을 준비했다.

이에 대해 고쿠보 감독은 “(8회에 이어) 9회도 (투수를) 노리모토로 가는 것으로 결정했지만 결과적으로 상대에게 1점 차로 역전당했다”며 “그 흐름을 끊을 수 없었던 나의 계투 (판단) 미스(잘못)”라고 자책했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절대 이기지 않으면 안 되는 경기에 져서 너무 분하다. 그 한마디뿐”이라고 말한 고쿠보 감독은 20일에도 “어제는 잠을 잘 수 없었다. 선수들도 충격이 컸겠지만 감독인 나도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한국과 단기간에 두 번이나 만날 줄은 몰랐다. 분하다. 한국은 끈질기고 강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오재원이 손아섭보다 발이 좀 더 빠른 편이다. 그래서 선두 타자로 먼저 출루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오재원이 주자 없을 때 치고 나가는 데 유리하다고 보았고 손아섭은 주자가 있을 때 좀 더 잘 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오재원 먼저, 손아섭 다음으로 대타를 기용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20일까지 3일 연속 해물탕만 먹고 있다. 해물탕을 특별히 좋아해서가 아니다. ‘그저께 갔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18일 숙소 근처 해물탕 집에서 저녁을 먹고 다음 날 이겼다. 오늘도 그 해물탕 집을 찾을 예정”이라며 우승의 의지를 내비쳤다.

○ 축하는 우승 뒤로

9회 추격을 시작하는 2타점 적시타를 친 정근우(한화)는 “즐거워하는 건 맞지만 선수들에게 여기서 풀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끝까지 집중하자고 말했다”며 주장다운 모습을 보였다. 일본과 3시간 51분의 접전을 펼친 선수들은 결승전 준비를 위해 축하 파티는 잠시 미루고 곧바로 숙소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9회 아웃카운트 2개를 잡으며 일본 타자들을 묶었던 정대현(롯데)도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곧장 버스로 향했다. 정대현은 “우승을 하면 그때 인터뷰를 하겠다”고 했다.

대표팀은 20일 공식훈련 없이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김현수(두산)는 하루 휴식을 받은 이날도 특타 훈련을 자청했다. “삼진을 세 개나 먹었으니 쉴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민병헌, 허경민(이상 두산), 나성범(NC), 황재균(롯데)도 휴식을 반납하고 훈련에 동참하며 우승을 향한 집념을 드러냈다.

준결승전의 영웅 이대호는 “후배들이 포기하지 않고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다. 나도 지고 싶지 않았다. 이제 한 경기 남은 만큼 온 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프리미어12#한일전#이대호#오타니 쇼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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