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썩는 곳’은 옛날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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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뀝니다]
[6월의 주제는 ‘호국보훈’]<111>경력단절 대신 재도약 기회로

“군대 가면 푹 썩고 온다고요? 전역 후에도 같은 일을 하는 직장에 취업하기 때문에 군에 있는 매일이 배움의 장(場)입니다.”

아직도 군대를 가지 않으려고 ‘꼼수’를 쓰다가 적발되는 사례가 있지만 지난해 5월 입대한 정광철 상병(23)에겐 남의 얘기다. ‘맞춤특기병’ 1호 입대자인 그는 현재 1101공병여단에서 용접기계공병으로 복무 중이다. 맞춤특기병 제도는 병무청과 고용노동부가 고졸 이하 병역 의무자에게 적성에 맞는 기술 교육을 해주고 전역 후엔 취업도 도와주는 제도다.

정 상병은 막막했던 군 생활에 대해 ‘버리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기보다 적극적으로 본인이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찾았다. 자신의 경력이나 학업이 단절된다는 이유로 젊은이들 사이에 만연하고 있는 병역 기피 의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모범 사례다. 정 상병 소속 부대의 중대장 안정현 대위는 “다른 부대원들보다 부대 적응도 빠르고 리더십도 있어 분대장으로 추천했다”고 말했다.

맞춤특기병 제도는 고졸 출신의 취업률과 병역 이행률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처음 도입됐다. 고졸 이하 18∼24세, 징병검사 신체등위 1∼3급의 대상자는 누구나 병무청 홈페이지(www.mma.go.kr)나 가까운 지방병무청을 방문해 개인의 적성에 맞는 맞춤형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직종에 따라 기술훈련 기간은 3개월에서 1년 미만이며 훈련을 마치고 취업하고 싶으면 24세까지 입대를 미루고 일할 수 있다. 취업하면 최대 100만 원의 취업성공수당도 받을 수 있다. 조기 입대를 원하면 6개월 내 입영도 가능하다. 복무 기간도 경력으로 인정된다.

병무청은 지난해 맞춤특기병 1000명을 선발하고 장기적으로 5000명까지 늘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올해 3월까지 933명만 혜택을 보는 데 그쳤다. 맞춤특기병 제도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입영 대상자가 아직 많은 탓.

대학에 다니다 입대한 장병들이 사회와의 끈을 유지하는 제도도 마련돼 있다. 내년부터 대학 재학 중에 입대한 병사들이 대학 원격강의를 들으면 수강료의 50%를 지원받는다. 또 군 내 대학 원격강의에 참여하는 대학도 현재 전체 대학의 30% 수준(115곳)에서 2017년까지 50%로 늘어난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군대#재도약#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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